「호랑이와 늑대」의 경기에 쏠린 관심엔 하늘도 놀랬다. 몰려든
갤러리들로 인해 이들 조의 라운딩은 무려 6시간이나 걸리는 마라
톤 골프였다.
1일(한국시각) 의 포피힐스 코스서 열린
AT&T 페블비치 프로암 대회 2라운드의 골프천재 타이거 우즈와 영
화 「늑대와 춤을」의 주인공 케빈 코스트너, 프로골퍼 스티브 스트
리커, 은퇴한 저널리스트 브리앙 굼벨 등 4명의 티업 시간은 오전
8시40분. 그러나 갤러리들은 새벽 5시 어둠을 뚫고 몰려들기 시작
했다.
대회 조직위는 이들 조의 경기진행을 위해 7명의 보안관과 12명
의 경기진행 요원을 배치했다. 한 보안관은 『대통령이나 해외국빈
경호하는 것 같다』고 투덜거렸지만, 이들을 따라다닌 수천명의 갤
러리들이 일으키는 작은 소동엔 속수무책이었다. 술취한 갤러리는
우즈를 훔쳐보기 위해 페어웨이로튀어 나왔고, 샷하는 중에도 갤
러리들의 작은 속삭임은 마치 태풍소리처럼 울렸다. 코스트너 뒤편
에서 졸도해 버린 여성팬이 있는가 하면, 또 다른 여성팬은 가슴을
들이밀며 T셔츠에 사인을 해달라고 졸랐다.
AT&T 프로암 대회는 미 투어중에서 갤러리들에게 카메라와
비디오 장비를 허용하는 몇개의 대회 중 하나. 적게잡아 1천여대의
카메라가 그린 주변에서건 티잉그라운드에서건 끊임없이 『찰칵 찰
칵…』대며 경기를 방해했다.
파3 홀에선 우즈를 향해 『타이거! 홀인원! 타이거! 홀인원…』
을 외쳐댔다.
이런 소동때문에 우즈는 첫날 스파이글라스 코스에 이어 스리
퍼팅까지 범하면서 이븐파로 경기를 마칠 수 있었다. 2라운드 합계
2언더파 1백42타로 선두에 무려 10타를 뒤지며 공동 66위. 3라운드
까지의 스코어로 60명이 컷오프를 통과하게 돼 있어 자칫 도중하차
할 위기에 처해 있다.
『나는 이기러 왔다』며 큰소리쳤던 우즈는 이제 그의 짧은 프로
경력에 처음으로 컷오프에 실패할 지 모르지만 우즈는 시종 웃음띤
얼굴로 갤러리들을 상대하고, 이름을 부르는 어린이들에겐 손짓까
지 하는 여유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