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집 「사이클(Cycle)」을 발표한 의 별명은 「어린왕자」
다. 어느새 30대초에 접어든 그가 여전히 10대들의 우상으로 군림하며
데뷔시절의 애칭을 간직하고 있는 비결은 뭘까. 아마도 나이답지 않게
앳된 용모와 동화같은 꿈의 세계를 주로 노래한 음악이 어울려 만들어내
는 독특한 이미지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그런 을 기대했던 팬이라면 그의 이번 새앨범을 듣고
조금은 당혹스러워질듯 싶다. 그의 앨범 구석구석에 인생의 쓴 맛을 조
금은 알아버린, 그래서 더이상 동화적 꿈에 잠겨있을 수만은 없게 된 「어
른이 된 어린왕자」의 편린들이 숨은 그림찾기처럼 감춰져 있는걸 알아채
게 된다.
『전에는 가사에서 해피엔딩으로 끝맺음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많
았습니다. 그렇지만 이번 앨범에선 현실을 직선적으로 표현했어요. 꼭
비관적인 것은 아니지만, 어른이 됐다고 인정하는 순간부터 불행이 시작
된다고 할까요.』.
「아이에서 어른으로」 Ⅰ∼Ⅲ은 이런 메시지를 담은 연작.
그는 또 「흡혈귀」란 곡에서 「누군가의 표적이 되고 있고, 살기 위
해선 누군가를 해쳐야 하는 비정한 몹쓸 도시…」라고 야유하고, 「세상 사
는건 만만치가 않아」에서는 「되도록이면 잽싸게 조금만 비겁하면 만사가
편하잖아…」라고 빈정댔다.
『4집의 「천일동안」은 제가 할 수 있는 가장 슬픈 발라드였어요. 그
래서 이번엔 소리를 꺾거나 질러대지 않으면서도 감동을 주기 위해 고민
했어요. 사랑이나 이별 주제 노래도 전체 15곡 가운데 두어개 밖에 안
되고…. 아마 골수 팬들은 실망했을지 모르겠어요.』.
타이틀곡은 따뜻한 가족의 의미를 소재로 한 「가족」. 어쿠스틱기타
와 피아노, 오케스트라 사운드 등이 클래시컬한 맛을 주는 팝발라드다.
마이클 잭슨의 「힐 더 월드」를 연상시키는 이 노래는 지난 연말
홀에서 컴퓨터통신 공고를 통해 모집한 팬 5백49명의 목소리로 후렴
합창을 녹음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의 이번 앨범에서 두드러
진 음악적 특징은 팝적인 색깔이 짙어진 점. 실제로 수록곡 대부분의
편곡-연주-코러스를 미국에서 현지 아티스트가했다. 그런 때문인지 사
운드 등은 짜임새 있고 세련된 느낌을 준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노래가 가슴에 와닿는 「느낌」과 「감칠 맛」은
오히려 반감된 듯한 아쉬움이 남는다. 은 14∼16일 교육문
화회관을 출발로 오는 5월까지 전국 10개도시 순회공연을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