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 부도의 불똥이 인근 은마아파트에도 튀었다. 이 아파트 편의
동에 있는 노인회, 관리사무소, 입주자대표회의 사무실, 부녀회 등 주민
2만여명의 공동 공간 4백여평을 잃게 될 위기에 놓인 것.
80년 은마아파트 건립때 편의동 대부분이 총회장 명의로 된
상태에서 한보측은 이를 담보로 여러 은행에서 거액을 끌어다 썼다. 다행
히 정총회장은 부도 이틀전인 지난 21일 편의동을 주민에게 등기 이전했
다. 하지만 담보가 아직 설정돼 있어 한보가 완전히 무너진다면 언제
채권단이 들이닥칠 지 모를 일이다.
노인회는 편의동 앞 「총회장 경로선행 은공기념비」를 철거할
것까지 검토중이다. 국가 경제에 큰 해를 입힌 사람의 공덕비가 아파트
중심에 서 있는게 창피하다는 주민 여론 때문.
이 비는 80년 11월 오규환(88) 당시 은마노인회장 주도로 세워졌다.
오전회장은 『정회장에게 노인회운영비라도 받을까 해서 80만원쯤을
개인적으로 융통해 건립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비 제막식날 한보 직원 수백명을 끌고 와 사진을 찍은 정총
회장은 「점심값」 50만원만 주고갔고 그후 3차례쯤 운영비 1백만원씩을 댔
고 3차례 경로잔치를 해주고는 소식이 뚝 끊겼다고 오전회장은 말했다.
한보 부도 직후부터 관리사무소에는 『아파트 관리비가 혹시 한보로
들어가는 것 아니냐』 『입주때 냈던 선수금은 돌려받을 수 있느냐』는 아파
트 주민들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
아파트의 관리 용역을 한보계열인 한보기업에서 맡고 있기 때문.
서영덕관리소장(58)은 『아파트와 한보의 재정은 독립돼 있으니 걱
정말라』고 해도 주민들은 찝찝하지 않을 수 없다.
< 장원준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