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여는게 관건...명단-재산 교환조건 담판 가능성도 ###.
세번째로 한보그룹 총회장을 소환한 은 과연 그를 지원한
배후 인물들을 밝혀낼 수 있을까. 로서는 총회장에 대한 소환
조사에서 「 리스트」로 알려진 한보의 비자금 배포처를 얼마나 밝
혀내느냐가 최대의 과제이다. 정총회장이 5조원대 특혜대출을 받는 과정
에 연루된 로비 대상은 상당수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치권에
서는 벌써 이들 명단이 실명으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설은 정씨가 은행장들에게는 대출 사례나 청탁조로, 관가와
정치권에는 은행에 「대출압력」을 부탁하면서 돈을 뿌렸으리라는 추론에
서 시작된다. 그리고 이런 추론은 「관치금융」이라는 금융계 병폐와 이미
두차례나 확인된 정씨의 로비스타일로 볼 때 어느정도 「진실」에 근접한
것으로 주변에서는 여기고 있다.
은 현재 정씨의 사법처리를 위한 기본자료는 확보해 놓고 있다.
대출 자금을 다른 목적에 쓰거나, 부도를 막으려고 어음을 남발한 행위
등에 대해 횡령, 사기, 배임 등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고 본다.
수사 관계자는 그러나 『수사 요체인 뇌물공여혐의의 단서는 아직 찾
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정씨가 대출금과 계열사에서 매년 몇백억원씩
비자금을 조성, 이중 상당액을 로비에 썼을 것으로 추정은 되지만, 지금
까지 찾아낸 극히 일부 비자금 장부와 계좌만으로는 로비 상대방이 누구
인지 확인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따라서 은 이번에도 어쩔 수 없이 여론과 시간에 쫓겨 그의 「입」
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말하자면 「악화된 여론을
최단시간내에 잠재울 수 있을 정도의 명단과 액수」를 목말라 하는
과 재산을 최대한 건지려는 「정씨측 이해관계」가 만나는 「접점」을 찾아
「담판」을 시도할 수밖에 없게 됐다. 은 91년 「수서사건」 때에는 일
부 인사만 처벌함으로써 축소수사라는 비난을 감수해야 했다.
91년 구속됐던 인사는 오용운 이태섭 이원배 의원등 정
치인 5명과 장병조 전 비서관, 이규황 전 건설부 국토계획국장 등
8명. 재임기간중 10억∼20억원씩 50억원만 제공하다, 90년 11월 수서택
지 특혜분양을 부탁하며 1백억원을 한몫에 주었던 씨를 비롯, 이
용가치가 남아있던 인사들은 지목하지 않았다. 원래 자료를 남기지 않는
데다 의 추궁에 함구로 일관하는 그의 뚝심에 밀린 결과였다.
이번은 더욱 사정이 어렵다. 은 그동안의 자료를 토대로 「제한
없는 수사」를 장담하고 있지만, 로비의혹 수사의 특성상 뇌물을 준 정씨
가 입을 열지 않는 한 배후인물들을 밝혀내기는 쉽지 않을 수도 있다.
결국 몇몇 은행장과, 정치인, 고위 공무원 사법처리라는 「구색 맞추기」
로 매듭될 경우 국민적 비난도 잠재울 수 없고, 선배 검사가 한 수사를
나중에 후배 검사들이 「부정」하는 악습이 반복될지도 모른다.
< 이항수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