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기자】콜이 흔들리고 있다. 독일의 국가경쟁력 강화
를 위해 야심적으로 추진중인 세제 및 연금제도 개혁 문제를 두고 지난
15년동안의 집권 과정에서 좀처럼 볼 수 없었던 내부 항명사태에 시달리
고 있다. 첫 「사건」은 작년말에 있었다. 동독 재건비용을 조달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도입했던 통일연대세 세율의 인하시기를 당초 97년에서
98년 이후로 연기하는 과정에서 기민-기사당이 인하시기와 세율인하폭을
못박으려 하지않자 집권연정의 제3파트너인 자민당이 강력, 반발했던 사
건이다.
자민당은 인하시기를 총선이 있는 98년으로 못박지 않을 경우 연정
탈퇴도 불사하겠다고까지 나왔다. 자민당의 요구를 거의 다 들어주고
달래는 형식으로 이 파동은 일단 진화됐다. 그러나 올들어서는 콜 자신
이 당수로 있는 기민당내에서 잇따라 내분이 발생하고 있다.
이번에는 세제개혁으로 소득세 세율을 대폭인하하는데 따른 세수보
완책으로 테오 바이겔 재무장관이 부가세 세율인상과 함께 연금생활자들
의 연금과 근로자들의 야간및 휴일근무 수당등에도 새로 과세하려는 움직
임이 도화선이 되었다.
그렇지 않아도 바이겔의 재정정책에 불만이 많던 불프 니더 작센주
기민당 대표 등 5명의 기민당내 소장파 실력자들이 지난주 바이겔 장관의
퇴진을 요구하고 나선것. 바이겔은 연정파트너인 기사당의 당수로, 그
에 대한퇴임요구는 사실상 콜에 대한 집단 항명으로 비쳐졌다.
이들 5인은 콜이 총애하면서 사실상 차세대 기민당지도자로 키우던
인물들이어서 더욱 충격을 던져주었다. 사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 21일에는 역시 콜의 측근중 한명인 노베르트 블륌 노동장관이
연금과 근로자수당에 대한 과세방침에 강하게 반발, 연정지도부 회의장을
박차고 나오는 사태가 또 발생했다. 블륌은 콜이 처음 총리에 취임했
던 지난 82년, 같이 노동장관에 임명된후 15년간 같이 내각에서 일해온
전무후무한 장수장관 기록보유자. 콜의 노선에 절대충실하던 그였다.
유력일간지 쥐트도이체지는 『콜이 이같은 공격을 중단시키지 못하
는 무능력을 보이고 있음은 주목할만한 사실』이라고 보도했다.
과거같았으면 연정내에 논란이 있더라도 콜이 「한마디」하면 대개
진정될 정도로 권위를 유지해왔는데, 갑자기 장악력이 현저히 떨어졌다는
지적이다. 때마침 지난 연초에는 기민당의 2인자격인 볼프강 쇼이블레
하원원내총무가 콜의 후계자가 되고싶다는 발언을 언론에 비춰 화제가 되
기도 했다.
이를두고 독일정가에선 『최장수기록을 세운 콜이 이제 지친 것같다』
는 얘기들이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
독일통일이후 자신의 남은 필생의 2대 과제로삼았던 실업문제 해결
과 유럽화폐통합 달성이 모두 소기의 성과가 없자 이제 지친 것 아니냐는
얘기다. 콜의 장기집권 가도가 어떤 모양으로 결론날지는 올가을 98년
총선총리후보 결정을 위해 열리는 기민당전당대회 이전에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