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열 지음,대원사간, 143쪽, 3천5백원.

19세기 중반 이후 8.15 광복 무렵까지 한국화단의 다양한 움직임을 추
적해 현대 한국화의 뿌리를 밝힌 책. 이 시기는 이렇다할 대가가 배출되지
못한 화단사정과 제국주의 침략이란 상황이 얽히면서 미술사적으론 거의
조명받지 못한 사각지대였다.

이 시기에 활동했던 작가들의 작품세계와 그들을 둘러싼 사회분위기를
연관시켜 설명하려 한 점이 눈에 띈다. 이를테면 조희룡 등은 19세
기 후반 발달하던 도시와 민간인층의 대두를 바탕으로 도시적 감성과 세련
성이 돋보이는 작품을 펼쳤다. 또 초상화 분야에서도 과거와는 달리 튀어
나온 광대뼈와 패인 볼 등의 그림자 묘사까지 강조하는 등 사실적인 묘사
로 바뀌었다. 전체 인구의 7할을 차지할 정도로 급증한 신흥양반의 기호에
따라 생겨난 새 장르, 이를테면 사랑방에 걸 「책장」을 그린 민화가 성행하
는 등의 변화를 사안별로 컬러도판과 함께 설명하고 있다. 아울러 일제 강
점기에 활동했던 변관식 이상범 김은호 허백련 등은 밀려오는 서양미술의
흐름에 「복고」와 「새로운 모색」으로 대응해 점차 독창적 이념과 양식을 일
궜다는 것이 이 책의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