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처한 한보그룹의 회생을 위해 「한」-「보」 형제가 온 힘을 쏟
고 있다.
한보그룹이라는 이름은 총회장 4형제중 막내와 3남인 한근씨
(32·그룹 부회장)와 보근씨(34·그룹 회장)의 첫자 운에서 따왔다고 한
다.
그렇게 이쁨을 받았던 형제는 회장-부회장이라는 직함이 말하듯 그
룹 경영에도 두 형을 제치고 깊숙이 관여해왔다.
28일 밤 정총회장이 입원중인 경희의료원 특실병동 1017호실에는
보근씨를 비롯, 장남 종근씨(41·대성목재-한보관광 담당 회장), 차남 원
근씨(35·상아제약-한맥유니온 담당 회장), 한근씨 순으로 그룹 회장단 4
형제가 들어섰다.
4형제는 병실에서 임박한 아버지 소환을 앞두고 마지막 5부자 회의
를 가졌다. 이들은 29일에도 아버지 병실을 찾아 밤늦게까지 머물렀다.
그 4형제 중에서도 특히 「한-보」 형제는 수습대책을 두갈래로 나눠 뛰고
있다.
막내 한근씨는 일이 터진 뒤 회장인 형을 대신해 내부결재와 언론
보도 점검, 그룹 동요 방지에 이르는 안살림을 맡고 있다. 그룹 홍보실은
연일 쏟아지는 기사들을 한근씨에게 보고한다.
그는 한 계열회사 팀장-과장급간부들을 지난 24일과 27일밤 만나
신분 보장을 약속하며 동요를 가라 앉히는 등 동분서주하고 있다.
아버지 못지않게 「무거운 사법처리」에 근접해 있는 3남 보근씨로서
는 부자의 소환 대비가 급선무였던듯 29일 낮 12시30분까지 아버지
와 하룻밤을 함께 하며 자문변호사들과 머리를 맞댔고, 29일밤에도 가장
늦은 11시30분까지 아버지 병실에서 「고심」했다.
그는 수서파문때 한보그룹 기획조정실 상무로 일하며 아버지가 비
운 자리를 잘 수습해 회사를 회생시킨 능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반면 차남 원근씨는 방배동 모처에서 가끔씩 외부 인사를 접
촉하며 그룹 향방에 대한 여론을 듣고 있는 정도이고, 장남 종근씨는 평
소처럼 동생들에 비해 소극적이라고 회사 관계자들이 전했다.
< 장원준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