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행 의원 "유태인 랍비가 「등극 운명」 판정" 광고 ###.
의 대권주자 중 한 사람인 의원은 최근 미국 방문길에
서 천기와 관련된 중요한 귀띔을 받았다. 김 의원은 지난 1월16일부터 21
일까지 미국 뉴욕과 워싱턴을 방문했다. 미국 동부시각으로 20일 정오,
워싱턴에서 거행된 미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키 위해서였다.
「천기 누설」(?)은 뉴욕에 도착하자마자 시작된 모양이다. 이 현장을
생생히 목격, 주위 사람들에게 널리 선전(?)한 사람은 동료의원
인 의원. 박 의원은 『막 공항에서 빠져나오는데 수염이 덥수룩하
고 머리에 이상한 모자를 쓴 노인 양반이 대뜸 김 의원을 가리키며 「누구
냐」고 물어왔다』며 『그래서 한국의 정치인이라고 말해줬다』고 했다. 천기
와 관련된 이야기는 이제부터다. 생전 김 의원을 본 적 있을 리 없는 그
외국 노인에게 왜 그런 것을 묻느냐고 되묻자, 『걸음걸이나 풍모가 대통
령같다』고 했다는 것이다. 이에 김 의원 일행을 마중나왔던 박노수 뉴욕
총영사가 『관상을 볼 줄 아느냐』고 재차 묻자 노인은 『그렇다』고 대답했
다고 한다. 종합하면 김 의원은 생전 본 적이 없는 한 외국의 용한(?) 노
인으로부터 「대통령이 될 운명」이라는 판정을 받았다는 것이다.
● 박 의원 『진짜 용이 옆에 있는 줄 몰랐다』.
이 이야기는 곧 「흥분된」 목소리로 뉴욕과 워싱턴 곳곳에 전해졌다.
김 의원이 뉴욕과 워싱턴 주재 한국 특파원들과 저녁 모임을 갖는 자리에
서 박의원이 이를 자랑스럽게 털어놓은 것이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사람
들은 그 외국 노인의 생김새나 차림새 등을 종합, 유태인 랍비로 결론지
었다고 한다. 유태인들은 한국인 못지않게 길흉화복을 점치는 독특한 방
법을 가진 민족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결국 김 의원은 신통한 유태인
랍비로부터 「대권 등극」 예언을 얻은 셈이다. 박 의원이 덧붙이는 말은
익살스럽기까지 했다. 박 의원은 항상 『에 있을 때 바로 옆에 진짜
용이 있는 줄 몰라봤다』며 『뉴욕 공항 사건 이후로는 부동자세로 잘 보이
기 위해 노력중입니다』라는 말로 이야기를 끝내곤 했다. 19일 저녁 워싱
턴 특파원들과 가진 만찬 자리에서 박 의원이 또 이 이야기를 꺼내자 김
의원 역시 싫지 않은 표정이었다. 그는 『아마 내 머리가 희어서 좀 특이
하게 보인 모양』이라고 거들었다.
16일 뉴욕 특파원들과의 만찬에서는 이런 운명론이 더욱 강세를 보였
다고 한다. 철학박사 출신인 황규선 의원이 스스로 『나는 관상도 볼 줄
아는데…』라며 『이분이야말로 차기』라고 말했다. 황 의원은 또 이날 낮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대사(현 코리아 소사이어티 회장)와의 면담을
들며, 『그레그 대사도 21세기 지도자감이라고 했다』고 소개했다. 그리
곤 앞으로는 「금(Golden)덕룡」이니, 앞으로는 영문 이니셜로 부를 때는꼭
「GDR」로 불러줄 것을 부탁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이 미국 여행에
서 얻은 두번째 선물은 「GDR」이라는 새 이니셜인 듯싶었다.
김 의원도 이런 이야기가 나올 쯤이면 한껏 느긋해진 모습이었다. 그
는 『한국 언론 등에서 대권후보 9룡 등등의 말을 하고 있다』고
운을 뗀 뒤에는 「용 중에는 역시 덕을 갖춘 덕용이 최고」라고 자평했다.
지 용 덕 중 최고의 가치가 덕에 있다는 설명이었다.
그러나 이처럼 무르익은 대권의 꿈도, 막상 실제 정치로 접어들면 굽
이굽이 수수께끼 길을 돌 수밖에 없었다. 바깥에 있는 교포들이나, 이곳
에서 근무중인 한국특파원들의 1차 관심은 역시 그가 실제 대통령후보에
출마할 것이라는 「육성」 발표 같은 것을 기대하는 눈치였다. 언제,어떻게
대통령 후보 출마를 정하고, 이를 공식화할 것인지를 이렇게도 찔러 보고,
저렇게도 찔러 보는 질문과 권유가 꼬리에 꼬리를 물었던 것이다. 그러나
정작 이런 질문에 대해 김 의원은 에서와 똑같이 「모범답안」만 되풀
이했다.
-- 언제 대통령 출마를 결정, 발표할 것인가?.
『아직은 때가 아니다. 봄이 오고 꽃이 피면 동지들과 함께 의논, 나의
거취를 결정짓겠다.』(김 의원).
-- 대통령이 되겠다는 생각을 가진 정치인들이 자신의 출마 사실조차
이눈치 저 눈치 보고 있는 것은 한마디로 소신과 용기 부족 아닌가?.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 지금은 어려운 경제 문제나 한반도 주변의
복잡한 정국과 남북관계 등에 전념할 때지, 대권 문제로 국력을 소비할
때가 아니다.』.
워싱턴에서 김 의원이 공개 질의·응답을 가진 자리는 모두 세 차례였
다. 19일 워싱턴 인근 셰라톤 호텔에서 가진 한국 특파원들과의 저녁 모
임과 21일 아침 내셔널 프레스클럽에서의 내외신 기자회견, 이날 낮 코리
아소사이어티 강연 등에서다. 모두 비슷한 질문에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똑같은 대답만 반복됐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도 분명하게 확인된 것은 그가 강한 대통령 출마
의사를 가지고 있었다는 점이다. 여러 모임의 질문·답변 도중 김 의원이
가장 강한 반응을 보인 대목이 대중성 부족에 관한 질문이었다. 「각종 여
론조사에서 한 자리수를 넘지 못하는 지지도로는 이제 힘든 것 아니냐」는
질문이 나오기 무섭게 김 의원은 『우리나라 국회에서는 7선, 8선을 해도
많은 국민들이 잘 알지 못한다』며 『이른바 거론되는 대중성이라는 것은
허구』라고 했다. 김 의원 주장에 따르면 생판 정치 신인도 단지 국무총리
몇달만 하면, 사람들 사이에 인지도가 생기는 그런 대중성과 대통령 후보
의 득표력과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이처럼 김 의원의 목소리가 한창 올라
가자, 기자의 바로 옆자리에 앉아 있던 비서관 유용승씨는 『넘어가시면
안됩니다…』라고 혼자 안타까운 듯 중얼거리기도 했다. 마치 다 아는 비
밀을 놓고 「왜 말하지 않느냐, 아직 그럴 때가 아니다」라는 피곤한 공방
이 오가는 듯한느낌이었다.
● 「대통령 후보」로 소개된 김 의원.
김 의원은 미국 방문 중 적잖은 거물급 인사들을 만났다. 워싱턴에서
는 미 상원 외교위 소속의 크레이그 토머스(와이오밍주), 찰스 롭(버지니
아주)상원의원을 면담했다. 또 보수적 연구소의 대표적 기관인 헤리티지
재단의 페우르너 회장과 숱한 방북 경력으로 이젠 북한 전문가로 활약중
인 워싱턴 포스트 기자 출신 셀리그 해리슨 우드로우 윌슨센터 연구원도
면담했다.
또 뉴욕에서는 그레그 대사와 미국 경영 혁명의 선구자 중 한 사람인
사의 잭 웰치 회장도 만났다. 또 에서는 시장이 직접 주최한
만찬에 참석, 명예 시민증을 증정받기도 했다. 만약 김 의원이
의 일반3선 의원이었다면 이런 일련의 행사와 면담이 성사되는 것이 그리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미국인들은 김 의원을 어떻게 받아들이길래 이제 막 회기가
시작된 바쁜 의회 일정 중에서도 상원의원들이 그와의 면담을 사양하지
않았을까. 이 해답은 지난 한달여 동안 워싱턴 시내 내셔널 프레스클럽
빌딩 곳곳에 붙어 있는 스케줄 표에서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매주, 또는
매달의 뉴스메이커들의 연설 또는 회견을 알리는 이 표는 김 의원을 「신
한국당의 대통령 후보」(Presidential Candidate of NKP)로 소개하고 있었
다. 미국 땅에서 천기(?)까지 듣고, 또 줄곧 「대통령 후보」로 소개된 이
번 미국 여행은 김 의원에게 즐거울 수밖에 없는 나들이 길이었을 것이다.
워싱턴=박두식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