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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프라스가 세계테니스 역사를 완전히 새로 쓸 기세다. 26일 호주오
픈을 거머쥠으로써 그랜드슬램 타이틀 9회 획득의 고지에 올라선 그는
전인미답의 12회 우승을 향해 거칠 것 없이 나가고 있다. 이 기세라면
그가 메이저 최다승은 물론, 지난 69년(로드 레이버·호주) 이후 처음
으로 그랜드슬램(1년에 4대 메이저 동시 우승) 달성의 대위업도 가능할
것같다.

샘프라스라는 16세 소년이 테니스 코트에 나타난 것은 88년이었다.
이 소년은 벌써 그때부터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이반 렌들, 보리스 베
커 등 거물들도 이 아이 앞에서 쩔쩔맸다. 전문가들은 「큰 물건이 하나
나왔다」는데 이의가 없었고, 이 예상은 정확히 적중했다. 샘프라스가
메이저타이틀을 획득하는데는 그로부터 2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90년
US오픈 우승을 시발로그는 스타의 길, 무적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특
히 93년부터는 4년연속 랭킹 1위로 시즌을 마쳐 명실상부한 독주시대를
구가하고 있다.

샘프라스는 왜 이렇게 강한가. 시속 190㎞를 넘는 무서운 서비스,
예각의 스트로크, 정확도 높은 발리 공격, 뛰어난 체력, 천부적 경기운
영능력 등 강점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그러나 샘프라스를 진정한 챔
피언으로 만드는 중요한 특질중의 하나는 그의 성실성, 쾌활함, 적극성
과 같은 성격적 측면이다.

샘프라스는 최고의 스타임에도 지금까지 지저분한 스캔들 한번 일으
킨 적이 없다. 묵묵하게 라켓만을 만지며 살아왔다. 명랑한 성격에다
적극적이어서 슬럼프에서 금방 벗어난다. 정이 많아 친구가 많은 것도
장점이다. 작년 오랜기간 코치를 맡았던 굴릭슨이 암으로 사망하자 코
트에서 통곡할 정도였다. 이런 인간적인 측면도 샘프라스의 장수를 보
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