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한 중진의원은 90년 말 정부부처 장관으로 있을 때 일
면식도 없던 당시 한보그룹 회장을 만나 거액의 돈봉부를받았다가
돌려준 일이 있다고 한다.

당시 건설업에 주력하고 있던 정씨가 건설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일반 행정부처 장관이었던 자신을 만나자고 해 나갔더니 두툼한 봉투를
건네 줘 바로 보좌관을 통해 되돌려 주었다는 것이다.

「공직에 있는 동안 돈을 받지 않는 것이 나의 원칙」이란 메모와 함
께 돈을 돌려 보냈더니 정씨측에서 『고향이 비슷하고 해서 그냥 성의로
한 것인데…』하며돌려 받더라는 것이었다.

이 중진의원의 보좌관은 『당시 봉투를 열어보진않았으나 억대는 되
는것 같았다』며 『자기 사업과 상관이 없는 사람에게 왜 그랬을까 하고 의
아해 했는데 얼마 뒤 보니 이유를 알겠더라』고 말했다.

91년 2월 「수서사건」이 터지면서 정회장의 로비스타일이 알려지자
그제사『아 그랬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다.

이처럼 한보그룹 총회장 부자의 정-관계 로비는 일반의 상상
을 뛰어 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로비를 당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히는 사람은 아
직 없지만 한보그룹의 로비는 사건이 터지자 마자 정치권의 화제로 떠올
랐다.

정치권에 나도는 얘기로는 한보그룹의 로비는 그 규모와 대상이 다
른 재벌기업들과는 차원이 다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치권의 일부 인사들은 『정총회장은 평소 수천만원씩을 갖고 다니
면서아무곳에서나 푹 찔러 주는데 나중에 봉투를 열어보면 깜짝 깜짝 놀
란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고 말한다.

자신의 사업에 직접 관련이 있는 곳에는 상식을 뛰어 넘는 액수를
건네 단판에 승부를 보는 스타일이란 것이다.

이와관련, 정가에서는 정씨가 경남 진주 출신이어서 부산-경남 출
신 인사들이집중적인 로비대상이 됐을 것이란 추측이 나오고 있다.

정씨 부자의 로비는 또 요소 요소에 기름을 치면서 시끄럽게 할 만
한 곳에도 반드시 조치를 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정치권 인사들은 전한다.

『여권의 실력자에게는 목적관철을 위해, 야당측에는 입막음을 위해
로비를 하는게 한보방식』이라는 것이다.

정씨의 로비는 지속적이고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도 특징중
의 하나라고 의원들은 전한다.

서울출신의 한 야당 중진의원은 『정씨는 한 번 인연을 맺은 사람은
일이 끝난뒤에도 계속 관리를 하는 것이 특징』이라며 『후원회때마다 2백
∼3백만원씩 보내왔고 총선전에도 약간의 자금지원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래서 이 의원은 영수증을 발급해주고 후원금을 접수했는데 『적지
않은 의원들이 후원금을 받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95년 말에는정씨의 3남인 정보근한보그룹 회장이 의
부산 출신 공천자 후원회에 참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한보사태가 터지자 국회에서는 관련 상임위를 중심으로 후
원회를 통해 후원금을 받은 사람들이 상당수 거명되고 있다.

정씨는 오랜 세무공무원을 지낸 경력을 십분 활용, 돈세탁을 깨끗
하게 해서 주고, 조사과정에서도 자신의 입을 통해서는 절대 돈을 준
사람 이름을 밝히지 않는등 돈을 받는 사람을 편안하게 해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