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열면 세계가 있다. 역사가 있고 석학들의 고뇌가 들어있
다. 세기말을 정리하고 새로운 천년을 예비하는 지혜가 있다. 워 │
신턴과 파리에서 읽히는 베스트 셀러는 미국인들과 프랑스인들의 │
관심의 향방을 읽을 수 있게 해준다. 북경(베이징)과 동경() │
의 서점가는 중국과 일본의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고스란히 담겨 │
있다. 공간은 정보의 유통에 더이상 장애가 아니다. 가치있는 정 │
보를 `검색'하는 일이 전에 없던 과제로 대두하고 있다. 일요일 │
아침 `해외출판'을 펼치면 세계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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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순 통폐합이 능사가 아니다"..-고어의 필독서 @@@.
93년 이후 미국 정부는 「미래형 정부 조직으로 전면 개편」이라는
몸살을 앓고 있다. 정부 조직은 미국내에서 유일한 「종신 고용」이 보
장되는 곳 중의 하나였다. 아무리 일반 민간기업에서 대량 감량 소식
이 터져나와도, 한번 공무원이 된 이상 영원히 신분을 보장받을 것이
라는 믿음이 미국내에서도 만연돼 있었다.
하지만 이젠 이런 시절은 완전히 과거의 이야기다. 93년 앨 고어
부통령을중심으로 시작된 이른바 「정부 개조(Reinventing Government)」
때문이다. 고어부통령이 발행한 보고서에 따르면, 90년 현재 217만여
명에 이르렀던 미 연방정부 공무원은 99년이면 180만명으로까지 줄어
들 전망이다.
무려 37만명의 연방공무원이 일자리를 잃게 되는 것이다. 바로 이
런 정부개조의 아이디어 제공자 역할을 했던 사람이 정치자문가 데이
비드 오스본이다. 93년초 취임을 앞둔 대통령 당선자는, 오스
본의 책 「정부 개조(Reinventing Government)」라는 책을 가리켜 「필
독서」라고 추어올렸을 정도다. 오스본은 이후 고어부통령의 「미국 정
부 다시 만들기」 작업의 자문역을 했다.
올해초 오스본은 「사라지는 관료주의(Banishing Bureaucracy)- 정
부개조를 위한 5가지 전략」이라는 책을, 피터 플래스트릭과 함께 펴
냈다. 자신의 현장 경험에, 각급 공공 기관의 재활 및 자구노력에 참
가했던 사람들을 직접 인터뷰, 이 내용들을 종합정리한 것이다. 굳이
붙이자면, 정부개조 방법론에 관한 전략서인 셈이다.
오스본은 정부개조 작업은 민간 기업의 대형 감량(Downsizing) 또
는 리엔지니어링과는 다른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시민에 대한 봉사가 기본 생명인 정부란 조직은 단지 예산을 늘리
거나, 줄인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오스본은
정부개조는 산을 옮길 정도의 노력과 힘이 필요할 만큼, 엄청나게 어
렵고 힘든 일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이 과정을 정부 조직의 유전인자(DNA)를 바꾸는 것이라고 주
장한다. 종전에 정부를 움직이던 유전인자는 「관료주의(Bureaucracy)」
였다. 이제 미래형 정부 조직의 유전인자는 「기업가적 정부(Entrepre-
neurial Government)」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정부 조직의 유전인
자를 바꿔,효율적이고 생산적인 정부를 만들어내기 위한 전략으로 그
는 이른바 「5 C's」를 제시하고 있다. 영어 문자 「C」라는 이니셜로 시
작되는 5가지 전략을 내놓은 것이다.
5가지 C는 다음과 같다. 첫째가 핵심(Core)전략의 수립이다. 이는
바로 앞으로 필요시되는 「정부란 무엇인가」라는 정부의 개념에 대한
근본적 재정립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정부존재의 목적과
역할에 대한 규정이 분명해져야 하고, 앞으로 정부를 이끌 방향 등에
대한 총체적 정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두번째는 결과(Consequences) 전략이다. 핵심은 정부 공공분야에
경쟁 개념을 도입하는 것이다. 연공서열형 보수 지급 등이 아니라 상
벌에 따른 차별, 승진 기회 등에서 복지부동의 공무원들을 뛰면서 일
하는 사람으로 바꾸는 것이다.
세번째는 소비자(Customer)전략이다. 공무원이 주체가 되는 정부
조직이 아니라, 소비자인 국민이 주체가 되도록 한다는 것인데, 이를
위해 소비자의 고충부터 불만까지가 정부 조직을 평가하고, 정책에
반영되는 피드백(Feedback) 구조마련을 주장하고 있다.
네번째 요소는 통제(Control)전략으로, 국민이 정부로부터 필요로
하는 것들을 얻어낼 수 있는 힘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각
종 정부 규제완화부터 중앙 권력의 지방 이양 등의 요소로 구성돼 있
다.
마지막으로 문화(Culture)전략이다. 관료주의에 찌든 옛 습관과
관성을 기업가적 정신으로 대체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오스본은 책에서 이런 5가지 C가 정부 개조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
는가를 실증적으로 증명하고 있다. 단 그는 정부 개조가 무조건 작은
정부 또는 민간기업식 경영기법의 도입에 있다고 생각하는 오류를 강
력히 비판하고 있다. 또 일부 기구의 통-폐합이나, 조정 등으로 정부
를 바꿀 수 있다는 형식적 사고방식도 비판 대상이다. 결국 정부개조
의 핵심은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미래형 정부를 어떻게 만들어 나가
느냐는데 있다는 것이다.
애디슨-웨슬리(Addison-Wesley) 출판사사. 25달러.
【워싱턴=박두식기자】.
※ 공식 직업이 전문기고가 겸 정치자면역인 오스본은 미국내 이
분야의 최고 전문가중 한사람이다. 오스본의 고객은 전세계 각계-각
층에 퍼져있다. -고어를 비롯해 효율성 제고를 위해 고민하는
공공분야 기관들로부터 수많은 상담이 밀려 있다. 각 지역 초등학교
부터 미 연방정부까지가 모두 고객. 정부개조를 놓고 고민중인 영국
의 메이저총리도 그의 고객 명단에 올라있고 오스트레일리아의 국회
도 자신들에 대한 진단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