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우리 선조들은 기러기를 멋쟁이로 여겼던 모양이다. 평사낙안.
기러기가 편평한 모래펄에 맵시 있게 내려앉는 모습을 묘사한 성어로,
글이나 문장이 매끈하게 잘 되었음을 비유하는 뜻으로 전용돼 왔으며,
동양화 화제로 흔히 애용되기도 했다.
그래선지 다리를 바짝 뒤로 모으고 하늘을 나는 기러기는 멋있고
맵시 있어 보인다. 물갈퀴가 달리고 주둥이가 넙죽한 것은 오리와 비
슷하게 생겼으나 목이 길고 다리가 짧으며 덩치는 오리보다 배 이상
크다. 강, 바다, 늪가에 살며 가을에 , 사할린 에서
날아왔다가 봄에 되돌아가는 철새.
기러기는 서리 내리는 때에 온다고 상신, 가을·겨울 두 계절을 지
낸다고 하여 이계조라는 별칭이 붙어 있으며, 한방에서는 양기에 좋다
는 뜻에서 「양조」, 또는 보양의 「왕조」로 부르기도 한다. 기러기는 강
정 효과 때문에 프랑스, 남미, 대만 미식가들에게 인기가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구식 결혼식 때 행하는 전안례라는 절차도 스태미너와 관련이 있다
는 해석도 있다. 즉 신랑이 장가갈 때 기러기를 가지고 가서 예물을
차리는 상에 올려놓고 절을 올리는 것을 전안례라고 하는데, 그 경사
스러운 자리에 하고 많은 금수 중 하필이면 어째서 기러기를 택했느냐
하면 농사도 잘 지을 뿐 아니라 아들 딸을 잘 낳을 수 있도록 신랑에
게 힘을 넘치게 해달라는 기원의 표시라는 것이다. 기러기를 구할 수
없게되면서 지금은 나무로 만든 기러기(목안) 또는 닭을 대신 쓰고 있
다.
기러기를 인공으로 사육해 기러기 한방탕, 로스 구이, 보쌈, 수제
비를 만들어 파는 집이 생겼다. 분당에서 레이크사이드 골프장 쪽으로
가다보면 광주와 수원 방향으로 갈라지는 능골 삼거리 직전 왼쪽에
「기러기촌」(주인 김상운·경기도 광주군 오포면 능평리 166의1·전화
<0347>65-7979)이라는 간판이 보인다. 주인 김씨는 광주군 광주읍 직
리에 3천평 규모 농장을 차려놓고 직접 기러기를 부화, 현재 5천마리
가량사육하고 있다. 기러기는 3월부터 10월까지 사흘에 두번 알을 낳
으며 1백일 정도 키우면 성조가 되는데 몸무게가 보통 5∼7㎏(수컷 기
준)정도까지 나간다. 닭이나 오리의 2∼3배 크기다.
기러기 고기 기본 메뉴는 로스 구이. 마늘 다짐과 파즙, 그리고 참
기름으로 가볍게 양념한 고기를 가스 불에 구워 소스 또는 소금에 찍
어 먹는다. 소스는 마늘 다짐, 부추, 양파, 식초, 간장으로 만든다.
상추나 쑥갓에 싸먹어도 좋다. 맛은 담백하다. 오리고기보다 연하고
쇠고기보다는 약간 질기다는 느낌을 받는데, 기름기가 전혀 없으며 냄
새가나지 않아 쉽게 질리지 않는다. 값 1인분 1만원.
한방탕은 삼백초, 당귀, 행귀, 녹각, 산마, 창출, 구기자, 어성초,
육종육, 밤, 대추, 감초 등 열두 가지 약재를 달인 물에 기러기를 넣
고 삶아낸다. 일종의 보약이다. 값 8만원. 5∼6명이 충분히 먹을 수
있는 분량이다.
영양 보쌈은 당귀, 오향, 대추, 약간의 인삼을 넣고 삶은 고기를
보쌈 김치에 싸먹게 해주는 것. 값 1만원. 기러기 머리, 뼈를 10시간
이상곤 국물에 수제비를 넣어 끓여주는 영양 수제비는 3천원이다. 쇠
불고기 양념으로 달착지근하게 고기를 숙성시킨 후 구워주는 기러기
불고기도 곧 서비스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