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죽은 뒤에 일본을 다 받은들 무슨 소용입니까. 아픈 몸을 이
끌고 고생고생하다 죽느니 누가 뭐라고 하든 일본 민간기금을 받고 쓰다
죽겠다는 게 내 마지막 선택입니다.』.
일본 민간단체로부터 5백만엔을 받기로 해 논란을 일으킨 정신대
피해자 A할머니(77)는 13일 『정부에서 주는 월 보조비 25만원씩과 어느
교회에서 옛날에 한 번 준 10만원이 지금까지 받은 도움의 전부』라며 『따
뜻한 말 한번 안 해주던 정부나 정신대관련 단체들이 지금 와서 일본 돈
을 받아라 말라 할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경기 부천의 9평짜리 임대 아파트에서 혼자 사는 할머니는 『일부
알려진 것처럼 2백만엔을 이미 받은 게 아니라 1월중에 위로금 2백만엔,
복지비 3백만엔 등 5백만엔을 받기로 구두 약속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
다. 지난 11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일본 민간단체인 「여성을 위한 아시
아 평화국민기금」 대표 2명과 변호사 등 10명을 만나 한 약속이라고 한다.
이 자리에서는 하시모토총리 명의의 사과편지도 받았다.
할머니는 『정신대 관련 단체에서 우리를 돕겠다며 거둔 성금은 어
디로 갔느냐』며 『이 문제를 에 고소하겠다』고까지 했다. 할머니의 사
촌동생(65·여)은 『언니가 15살이었던 지난 35년 정신대로 끌려가 10년간
시달리다 해방후에야 고향으로 돌아왔고 결국 자궁까지 들어내 평생 결혼
을 하지 못했다』고 거들었다. 할머니는 잔병으로 고생하다 지난해 10월에
는 교통사고까지 당해 갈비뼈 3개가 부러져서 아직 통원치료를 받고 있다
했다.
이에 대해 「한국 정신대 문제 대책협의회」 정해진 간사(26·여)는
『그간 거둔 성금은 모두 정신대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지급됐고 정부 보조
비 월 25만원(올해부터 50만원)과 구청, 동사무소 보조비 등 월 36만원
(올해부터 61만원)과 임대주택, 병원 평생 무료진료권 등 복지 후원이 이
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정간사는 『일본 민간단체와 관련된 우스키 게이조라는 일본인이 평
소 친밀하게 지내던 A할머니 등 7명에게 「지금 돈을 받는 것이 유일한 배
상의 길」이라는 식으로 설득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정간사는 『정신대
할머니들에 대한 배상 문제로 일본이 우리 사회에 파 놓은 골은 예상보다
훨씬 깊고 어두운 것 같다』고 말했다. < 장원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