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축년 세계 바둑계 정상판도는 어떻게 그려질까. 97년을 맞으면
서 국내외 바둑팬들이 한결같이 갖는 궁금증이다. 한국은 지난해 제
1회 배서만 일본의 요다에게 패권을 내주었을 뿐 나머지 국
제기전을 석권, 최근 수년간 계속돼온 한국의 독점체제를 그대로 유
지한 바 있다.

한국은 올 3월 속개되는 제1회 배 세계기왕전 결승에 이구단과
유구단이 진출, 이미 한국우승을 예약해놓은 상태. 또 2월말 종료 예
정인 단체전 진로배도 한국이 크게 앞서 있어 연초 전망은 매우 밝다.

지난 9일 벌어진 제8회 동양증권배 본선 2회전서도 한국기사 4명
이 8강에 진출, 순조로운 한해를 예고했다.

새해 바둑계 정상을 다툴 기사로는 역시 한국의 이창호구단 유창
혁구단 구단, 중국의 마효춘(마샤오춘)구단, 일본의 조치훈 구
단 및 요다구단 등 6명정도로 압축된다. 객관적으로는 지난해 동양증
권배 후지쓰배 TV아시아선수권과 단체전인 진로배 등 국제대회 4관왕
인 이구단의 지배가능성이 가장 높은게 사실. 또 응씨배를 제패한 유
구단과, 배 우승으로 일약 일본의 호프로 떠오른 요다구단이
양날개를 이루는 형국이다. 요다는 아직도 유구단에 7승6패, 이구단
에 5승1패로 앞서 있어 여전히 「한국기사 킬러」다.

40대의 「양대 천재」 과 조치훈의 정상 재진입 가능성도 무
시할 수 없다. 조구단은 96년 배와 배가 새로 생기기 전만
해도 「국제기전 사이클 히트」를 달성한 유일한 기사였다. 체력배분만
제대로 이루어질 경우 기량으론 아직도 손색이 없다는 평. 지난해 일
본 랭킹1∼3위 기전을 석권하는 대삼관을 생애 두번째 달성한 조구단
이 국내 평정의 기세를 국제쪽으로 연장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95
년 동양증권배와 후지쓰배를제패하며 세계 1인자에 올랐던 중국의 마
구단은 정상 재편의 변수정도 역할이 예상되고, 한국의 젊은 정예군
과 중국의 창하오(상호), 일본 2관왕 류시훈등 「복병」들의 등장도 기
대할만 하다.

한편, 이창호는 『요다가 특별히 강하다고 생각한 적은 없으며 『오
히려 스승인 조구단을 어렵게 느낀다』고 요다구단에대해 자신감을 보
였다. 유구단 역시 『요다가 포석부터 끝내기까지 실수가 없는 바둑이
지만 이구단과 조구단에게는 역부족』이라며 『올해에도 한국이 세계최
강의 자리를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하지만 조구단은 『세
계 일류들의 실력은 백지 한장 차이다. 정상권 기사들의 승부는 결국
대국 당일의 컨디션에 따라 가려질것』이라며 조심스런 전망을 내리고
있다.

○…제8기 동양증권배 대회서 이창호 조치훈구단과 김영환
사단 등 4명이 8강에 진출했다. 9일 동양증권 사옥서 벌어진 2회전서
이들 4명은 왕리청(왕립성), 가토, 창하오(상호), 류샤오광(유소광)
을 각각 제압했다. 우승상금 1억2천만원이 걸린 이대회 8강대진은 조
훈현-왕레이(왕뢰), 이창호-마샤오춘(마효춘), 조치훈-고바야시, 김
영환-류시훈으로 짜여졌으며 내달 13일 중국 상하이서 속개된다.

○…일본서 활동중인 한국기사들은 지난해 쾌조의 성적을 작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상 두번째로 「대삼관」을 이룬 조치훈 구단은 2승
이 모자라 고단진 최다승을 놓쳤으나 45승17패로 다승 3위에 랭크됐
다. 또 류시훈 천원-왕좌는 40승24패로 4위에 올랐고, 본인방 리그서
현재 2승1패로 선두그룹에 들어 있는 조선진팔단은 34승12패(10위)를
마크했다. 한편 조치훈의 제자로 2년전 입단한 김수준이단도 20승6패
의 호성적을 올렸다.

○… 초청 페어바둑 최강전이 8일 한국기원서 개막, 부녀
기사 권갑룡-권효진 등 8강진출 팀을 가려냈다. 권씨 부녀는 임선근-
윤영민조를 눌렀다. 이밖에 이창호-남치형조, 김영환-윤영선조 등이
첫 관문을 통과했다. 이대회는 남녀 1명씩 복식 대항전으로 동료에게
훈수나 신호를 보낼 경우 3집을 공제하게 되며 우승조에겐 7백만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97아시아 대학바둑 선수권대회가 7일 이천시 미란다호텔서 종
료, 중국이 처녀 우승하고 한국은 일본에 이어 최하위인 3위에 머물
렀다. 중국은 한국과 일본에 모두 4승1패씩을 거두어 8승2패를 마크,
일본의 6연속 우승을 저지했다. 한국은 일본에도 2승3패로 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