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베르트의 듬직한 선율 「보리수」가 흘러나오면 언덕위에서 시원스
레 자전거를 타고 달려내려오던 한 남학생이 첼로를 든 여대생과 부딪친
다.

서로의 운명적 만남을 시작으로 지고지순한 사랑을 나누는 두 남녀
의 아름다운 이야기 「겨울나그네」( 원작)가 뮤지컬로 만들어져 2월
14일 예술의 전당 극장 무대에 오른다.

「아가씨와 건달들」 「스타가 될거야」 「명성황후」 등을 통해 한국뮤
지컬계를 대표하는 극단으로 성장한 에이콤과 예술의 전당-사가
공동 주최하는 대형 뮤지컬.

제작비 10억원에 출연배우 55명, 뛰어난 스태프들이 총집합해 벌써
부터 관심집중이다.

명성황후를 기획-제작했던 윤호진 연출, -의 히트곡을
만들었던 김형석 작곡, 뮤지컬 전문인 호주의 피터 케이시 편곡, 뮤지컬
전문 음악감독 박칼린의 노래지도, 극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무대미술가 박동우의 무대, 항상 신선한 감각을 자랑하는 하용수의 의상,
한국적 몸짓을 창조해내는 서병구의 안무 등이 어우러진 새해 참신한 작
품 하나를 탄생시키기 위해 겨울을 녹이는 산고를 겪고 있다.

뮤지컬제작에 처음으로 뛰어든 이종덕 예술의 전당 사장은 『전당
창립 10주년, 「겨울나그네」의 영화제작 10년, 영화속의 주제곡을 만든 슈
베르트 탄생 2백주년이란 여러 의미가 이번 작품에 담길수 있을 것 같다』
며 『한국뮤지컬의 이정표가 될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보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윤호진 에이콤대표는 『모든 배우들을 오디션을 통해 선발했고, 음
악도 녹음만 남겨놓은 상태』라며 『겨울마다 공연할 수 있는 고정레퍼토리
로 만들 생각』이라고 밝혔다.

슬픈 사랑의 이야기답게 전체적인 노래분위기는 발라드. 하지만
김형석은 각 장면마다 클라이맥스를 만들어 지루하지 않게 다양한 장르를
소화할 계획. 특히 공연전에 음반부터 만들어 바람을 몰아보겠다는 의
도도 갖고있다.

이번 작품에서 또 한번 눈길을 끌 부분은 무대장치다. 24번의 현
란한 변화도 변화지만 남자주인공 민우의 마지막 자살장면에서는 7m높이
의 절벽에서 실제 자동차가 추락하는 장면을 연출하고, 또 피날레 장면에
서는 무대전체에 함박눈이 가득 내리는 장대한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 자
동차 추락장면에는 지금까지 무대에서 보지 못한 새로운 기술이 도입된다
는 설명.

이밖에도 미국인 래퍼들의 출연, 23인조 악단의 라이브연주, 사운
드 디자이너의 기용 등을 통해 한차원 높은 뮤지컬을 선사하겠다는 것이
에이콤의 각오다.

오디션을 통해 민우역은 서창우, 다혜역은 윤손하가 선발됐고, 신
인들의 기량을 뒷받침하는 조역인 현태역을 김민수와 유희성, 은영역을
김진아와 김정숙이 더블캐스트로 연기한다.

또 임희숙이 민우의 이모역을 맡고 있고,민우 아버지에 김진태, 허
버트 이희정, 신부역은 김법래 등이 맡아 앙상블을 이룬다.

공연은 3월9일까지 이어지고, 공연시간은 평일 오후 7시30분,수-금
오후 3시-7시30분, 토-일 오후 3시-6시30분, 월요일은 공연없음.

02(580)1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