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각 기업들과 행정관서들은 시무식과 함께 정축년 새해 업무를
시작했다.

새해 경제계의 화두는 한결같이 「불황극복」에 모아지고 있다. 유
례없는 불황의 최저점에 다다를 올해 경영난의 타개책으로는 「발상의 전
환」을 강조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같은 다짐이 또다른 구호성 행사만으로 그칠
지 모른다는 우려도 버릴 수 없다.

올해도 신문-방송 등 각 언론기관을 방문하는 정-재계 인사들의
행렬은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는 불황 타개책을 짜내야할 기업인들, 비능률을 깨부숴야할
행정부 각료들과 국영기업체 간부들이 포함돼있다. 대선을 앞둔 정치 바
람을 예고하듯 내로라 하는 정치인들도 돋보인다.

정-재계 인사들의 언론기관 방문은 신년초만의 현상은 아니다. 정
부개각이나 각 정당의 주요 당직자들이 바뀌고 나면 이튿날부터 각 신문
의 「본사내방」란에 명단이 경쟁적으로 실린다.

물론 정부의 주요 직책을 맡으면서 국민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
릴 필요는 있을는지 모른다.

그렇지만 이러한 행사가 단순히 선거구민이나 또다른 고위층을 의
식한 「얼굴내밀기」 행사에 치우쳐서는 곤란하다는 생각이다.

작년말 개각때 입각한 한 경제부처 장관은 『이곳저곳 취임 인사를
하려니 교통체증으로 하루 3군데도 돌기 힘들더라』고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래도 남들이 다 하는데 나만 빠지면 이상할 것』이라는게 그의
언론기관 방문 이유였다.

올해도 상황은 달라진 것이 없는 것같다. 신년인사를 다니고 취임
인사를 하기위해 언론기관을 순방하려면 족히 3∼4일은 잡아야 한다. 담
당비서들은 「얼마나 빨리 인사를 마칠 수 있도록 스케줄을 짜는가」로 능
력을 평가받는다.

언론기관 현관앞에는 이들이 타고온 고급승용차들이 도열해 있고,
홍보담당자와 수행비서들은 핸드폰으로 다음 방문처와 연락하느라 정신
이 없다. 분단위로 쪼갠 방문 스케줄은 군사 작전을 방불케한다.

아까운 시간을 들여 언론기관 방문행차에 나서기 보다는, 전화 한
통화가 오히려 인정이 깃들여질 수 있다.

사는 새해부터 신문 2면에 게재되는 「본사내방」란을 없애
기로 했다. 형식에 치우치고 불필요한 곳에 기울이는 힘의 낭비를 하나
라도 없애보자는 의도다.

새해에는 형식보다는 내실을 다지는데 아까운 시간을 쪼개야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