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로 사흘째를 맞은 「노동법 철회요구」 총파업 사태를 바라보는
노동계와 정부의 시각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노동부가 『30일부터
는 파업 열기가 급격하게 식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한데 반해 민주노
총과 한국노총의 지휘부는 『파업열기가 당초 예상했던 것 이상』이라며 파
업 성공을 자신하고 있다. 양쪽의 시각차는 파업 참여 노조 숫자 집계
에서부터 시작한다.

노동부는 28일 『이날 오후 3시 현재 한국노총 88개업체 1만7천명,
민주노총 84개 업체 10만3천명 등 전체 1백72개 업체 12만명 정도가 참여
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27일 집계한 파업 노조 1백22개보다 50개 줄어든 숫자다.

반면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각각 한국노총 5백53개, 민주노총 1백
77개 조합이 파업에 참여하고 있고 조합원 숫자도 38만명에 이른다고 발
표했다. 새롭게 파업에 참여하는 업체도 계속 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노동부는 이에 대해 『1천명이 일하는 사업장에 20여명 파업하는 것
도 파업이라면 할 말이 없다』는 입장이고, 노동계는 『노동부가 고의적으
로 숫자를 축소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노총의 정성희 대외협력국장은 『초반의 파업진행 상황에 대해
내부적으로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등 일부 사업장에서 파업열기가 시든 것은 인정하지만
대부분의 대형사업장에서 파업이 지속적으로 확산되고 있어 기세가 누그
러지지 않았다는 게 민주노총의 분석이다.

지하철 노조의 경우도 외견상으로는 대체인력때문에 정상운행이 되
고 있지만 전체 1만1천여 조합원 가운데 8천여명이 파업에 참여하고 있고
대체근로인력도 3∼4일이 지나면 지치기 때문에 사실상 지하철 파업도 성
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노총은 이같은 기세를 연초까지 밀어붙일 경우 1월초로 계획된
방송 4사 노조 파업과 사무직 파업 등으로 연결되고 1∼2월로 앞당긴 임
금교섭-단체협상 투쟁(임단투)과 맞물리게 돼 정부의 항복을 받아낼 자신
이 있다는표정이다.

김태현 민주노총 기획국장은 『정권이 노동악법을 철회하지
않는한 투쟁은 무기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국장은 『노동자 생활안정책 등의 당근정책으로는 지금의 파업열
기를 잠재울 수 없다』며 『내부적으로 올 연말과 내년 연초 신정휴일 기간
이 가장 큰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이 기간만 잘 넘긴다면 파업은 내년 1
월까지 지금의 순조로운 페이스로 흘러갈 것이며 이는 곧 대선정국을 노
동정국으로 이끌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이 특히 파업 성공을 자신하는 것은 노동법 개정이 안기부
법과 맞물리면서 종교 및 사회단체가 공동투쟁전선을 구축하고 나섰기 때
문.

노총측은 『민주세력이 합세한다면 정부도 쉽지 않을 것』이라며 『1백∼
2백명 정도 구속되는 것은 이미 각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노총은 민주노총과는 달리 파업 성공 여부에 조금은 신중한 편
이다. 한국노총 표현에 따르면 『파업 열기가 만족스러운 수준』이라는
것이다.

노총의 한 간부는 『결국 노동법이 철회될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처음으로 해본 파업을 통해 상당히 고무된 것은 사실이며 특히 내년 임
단투 등 장기 투쟁을 위한 전초전에서는 승리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사실 노총이 처음 산별대표자회의에서 파업을 결의했을 때만 해도
몇몇 산별대표들은 『얼마나 많은 노조가 파업을 하겠느냐』며 회의적인 반
응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사흘째 파업이 진행되면서 『당초 예상을 훨씬 능가한다』며
고무된 표정들이다.

자체 집계로 5백개가 넘는 업체가 참여한데다 금융노련이 1월4일부
터 파업에 돌입한다고 발표하자 『임단투까지 열기를이어갈 수 있게됐다』
고 말했다.

노동부는 그러나 이같은 노동계의 자체 평가에 대해 『현장 노조 간
부들을 접촉해본 결과 일부 대형 사업장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파업에 회
의적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우선 무노동 무임금에 대한 노조의 부담이 적지 않고 상급단체의
정치투쟁에 맞장구를 치는 게 명분이 서질 않는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사법처리를 받을지 모른다는 우려가 현장에 만연해 파업
을 그만두기를 바라고 있다는 것이 노동부의 판단이다.

산업현장의 분위기 역시 노총 지도부의 기대와는 달리 상당히 기세
가 꺾인 것으로 보인다.

우선 현총련 산하 현대강관과 현대종합목재가 28일 파업대열에서
이탈했고 의 조업률은 90수준으로 회복됐다. 현대정공의 조
업률도 70이상을 회복했다. 계열의 인천제철과 서울 중앙
병원도 파업대열에서 이탈했다. 지하철도 대체인력의 투입으로 시민불
편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