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안기부법과 노동법에 대한 의 단독처리로 우리 의정
사에 또하나의 「날치기」 기록이 추가됐다. 다만 방법은 과거와는 다르다.
크리스마스 다음날 새벽이라는 시간에, 여당 의원들을 버스로 실어
나른 뒤, 야당의원들이 아예 없는 상태에서, 국회부의장이 「당당히」 본회
의장 의장석에서 기습적으로 했다는 점이 그렇다.
새벽이라는 시간만을 놓고 보면 85년 이래 12년만의 일이며 새벽날
치기의 전범은 69년 12월 3선 개헌안 처리였다. 과거의 날치기는 대개
「전형」이 있었다. 그 전형의 대표적인 사례는 67년 12월 28일의 예산안
날치기이다.
여당인 공화당과 야당인 신민당은 그해 6월8일 치러진 총선 선거부
정 특별조사위 구성을 둘러싸고 대립중이었다. 야당은 특조위 구성을
예산안 통과와 연계시켜 본회의장에서 의장석을 점거한 채 열흘째 농성을
벌이고 있었다.
이에 여당은 12월 28일 새벽1시8분, 장경순 국회부의장이 본회의장
맨 뒷쪽 「비상 사회석」에서 사회를 보며 3분만에 전격 날치기 통과시켰
다.
여야 의원들의 아우성과 육탄 난투극, 야당의 격렬한 비난 성명과
무효화투쟁 선언, 『야당의 의사 진행 방해로 불가피하게…』라는 여당의
성명 등이 이어졌다. 이런 장면은 그 후의 날치기 통과 때마다 어김없이
재연됐다. 이번과 같은 새벽 날치기의 전례도 있었다. 85년 12월2일
오전 7시4분의 예산안 날치기이다.
당시 2.12신당 돌풍속에 등장한 야당 신민당은 대통령직선제 개헌
특위 구성을 예산안과 연계시켜 여당인 민정당과 대립중이었다. 민정
당은 야당 의원들이 본회의장에서 농성중인 가운데 의원 휴게실로 쓰이던
국회146호실에서 90초만에 예산안을 통과시켜버렸다.
이는 다음해인 86년 12월2일 오전3시5분에도 같은 상황속에 같은
장소에서 그대로 재연됐다. 당시 야당 의원들은 여당이 146호실 문을
안으로 걸어잠그자, 의자등으로 문을 부수기도 했다.
이번의 단독처리는 방법 자체가 과거와 달라 현장에서의 여야간 몸
싸움 등 물리적 충돌 소지 자체가 없었다.
야당의 한 의원은 『세월이 지나면서 날치기의 기술도 발전한다는
얘긴가』하고 씁쓰레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