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3장 혼세 <10> +++.
『크큭, 이제 나도 다 됐군.』.
외팔이는 손바닥에 묻은 핏덩이를 장삼자락에 쓱 문지르며 중얼거렸
다. 화운악은 한동안 그를 바라보다 포굉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 어떤 인간도 자신의 목적을 위해 타인의 생명을 희생시킬 권리는
없소. 자신이 소중한 만큼 타인의 삶도 소중한 것이오. 그런 의미에서
당신이한 짓은 심판을 받아야 마땅하오.』.
화운악의 말에 외팔이는 킬킬거리며 맞장구쳤다.
『암, 그렇고 말고… 큽큽큽… !』.
포굉은 눈을 부릅뜨며 노성을 발했다.
『무슨 헛소릴 하는 거냐? 네놈들은 뭔가를 단단히 오해하고 있다! 난
그런 적이 없다!』.
화운악의 눈에서 형형한 광채가 어렸다. 그는 포굉을 노려보며 음울
한 음성으로 말했다.
『그럼 한 가지만 더 묻겠소. 유운장을 아시오? 운남성 조양산 기슭에
있던 장원 말이오. 화씨장원이라 불리기도 했고, 몽원이라 불리기도 했
던 그 곳 말이오.』.
『… … !』.
포굉의 안색이 일그러졌다. 그는 놀란 듯한 표정으로 화운악을 노려
보았다. 화운악은 시선을 백화공주에게 돌렸다.
『공주께서도 기억하실 것이오. 지금은 천봉원이란 이름으로 바뀐 그
곳 말이오.』.
『네… 네놈은 대체 누구냐?』.
포굉의 얼굴에는 온통 의혹이 어리고 있었다.
『그곳을 모르겠다고 말하진 못할 것이오. 유운장은 당신이 오래 전부
터 사들이고 싶어했으니 말이오. 결국 당신은 온갖 계략을 동원해 유운
장을 수중에 넣는데 성공했소.』.
몇 차례 안색이 변하던 포굉은 마침내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유운장을 사들인 건 사실이다. 하지만 계략이라니? 당시 장주
던 화운악이란 청년이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다 파산한 것을 인수했을
뿐이다. 대체 무슨 터무니없는 모함을 하는 거냐?』.
화운악의 눈썹이 경련을 일으켰다. 그가 막 뭐라 대꾸하려는 순간이
었다.
곁에 있던 외팔이가 음침하게 말했다.
『흐흐… 정말 뻔뻔하군. 포대인의 얼굴이 두꺼운 줄은 알았지만 이렇
게까지 철면피인 줄은 이제야 알았소.』.
『시끄럽다! 대체 네놈들은 누구냐? 정체를 밝혀라!』.
『크크크… 좋소, 좋아. 그럼 내가 누군지 보여주지. 그래도 당신이
발뺌하는지 두고 보겠소.』.
외팔이는 하나뿐인 손으로 얼굴을 쓰다듬었다. 그의 손바닥이 서서히
아래로 내려오는 순간 인피면구가 벗겨지며 전혀 다른 얼굴이 나타났다.
『너… 넌!』.
포굉은 너무도 놀라 의자에서 벌떡 일어섰다. 뿐만 아니라 곁에 있던
화운악도 충격을 받았다. 외팔이 사나이, 그는 놀랍게도 동청해였던 것
이다.
「설마 했는데… 이 자가 동청해였다니!」.
『동청해…! 네놈이 어떻게… ?』.
포굉은 마치 유령이라도 만난 듯 전신을 부르르 떨었다. 그는 도무지
믿어지지 않는 듯 눈을 비비며 몇 번이고 동청해를 바라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