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나이가 얼마이시지요?』 나이를 묻자 산타는 이렇게 답했다. 『몰
라요. 3백 살까지는 셌는데 그 뒤부터는 잊어버렸지요.』 그의 순록썰매
면허증 생년월일란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오래 전(Long long time ago).
산타는 많은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산타부인 역할을 하는 「미시즈
산타」는 누구인지, 산타의 고향이라는 코르바툰드리는 어디인지, 산타
를 따라다니는 요정은 몇이나 되는지….
『어느 누구에게도 어린이의 꿈을 깰 권리는 없어요.』 라필란드
로바니에미의 「산타빌리지」에 사는 「진짜」 산타는 언제나 신비로운 존재
여야 했다. 그래서 그는 철저히 자신을 숨겼다. 물론 산타의 「진실」에 대
해서도 털어놓지 않는다. 알 것을 다 아는 어른이 물어도 동화처럼 얘기
할 뿐이다.
『모든 문제는 아이들이 자라서 어른이 되는데서 생깁니다. 아이들은
전쟁을 하지 않지요.』 산타의 하루는 너무나 바쁘게 돌아간다. 아침에 일
어나면 맨 먼저 신문을 읽는다. 『산타도 인간 세상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
고 있는지 알아야 합니다.』 세계각국의 언어에 대한 공부도 해야 한다.모
든 어린이와 대화하기 위해선 다양한 언어를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일은 우체국에 들러 세계 130여개국에서 날아온 편지를 읽는것. 편
지 가운데는 국가명과 「산타 클로스」라는 수신인 이름만 적은것도
많다. 편지를 통해 아이들과 얘기를 나누다보면 어느새 하루 해가 저문다.
크리스마스 시즌엔 산타는 눈코 뜰새 없이 바쁘다. 이곳 저곳에서 열리
는 산타 클로스 축제에 참가해야 하고, 찾아오는 어린이들을 즐겁게 해줘
야하기 때문. 그러나 봄부터 가을까지는 다른 나라를 돌아다니기도 한다.
병원과 고아원 등에 있는 어린이들을 찾아가 꿈을 심어준다. 지난 92년엔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기독교방송 초정으로 방한했던 그는 『수염을 잡
아당기고 졸졸 따라다녔던 한국 어린이들이 다시 보고 싶다』고 말했다.
집을 비웠다가 산타마을로 돌아오면 세계 각국에서 찾아온 TV 프로그램
과 영화 제작자들에게 포즈를 취해줘야 한다.
『내가 아닌 다른 산타들이라고 가짜는 아니에요. 아이들을 행복하게 해
줄 수만 있다면 누구나 산타가 될 수 있어요.』 그의 말 속에는 자신만이
진짜 산타라는 여유가 담겨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