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3장 혼세 <6> #####.

외팔이는 갑자기 오른쪽 손가락을 갈고리처럼 구부리더니 화운악을 공
격했다. 슉! 하는 파공성이 들릴 정도로 비쾌한 공격이었다. 화운악은
피하려했으나 소용이 없었다. 단순한 듯한 공세에 추측할 수 없는 변화
가 내포되어 있었던 것이다.

결국 그는 왼쪽 팔목을 붙잡히고 말았다. 외팔이는 그의 맥문을 움켜
쥐더니 문득 킬킬거렸다.

『키키… 죽은 팔이군. 쓸모없는 고깃덩이야.』.

그는 잡았던 손목을 놓아주며 화운악의 앞에 놓였던 술잔을 들어 단숨
에 입에 털어놓았다.

『서로가 하나씩 잃었으니 빚은 없는 걸로 해도 되겠군. 크크….』.

외팔이는 괴상한 웃음을 남긴 채 몸을 일으켜 객청 밖으로 걸어나갔다.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화운악은 눈썹을 가늘게 떨고 있었다. 그의 마
음은 온통 곤혹으로 가득차 있었다. 외팔이의 모습에서 그는 어떤 한 사
람의 모습을 떠올린 것이었다.

그것은 동청해였다. 하지만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죽은 자가 어찌 다시 살아날 수 있단 말인가? 게다가 저 자는 얼굴은
물론 음성도 전혀 다르지 않은가. 아니… 그는 나와 싸울 때 왼쪽 손목
을 잃었을 뿐이다. 그런데 저 자는 어깨부터 잘려있지 않은가.」.

삼경이 지나자 대운장은 적막에 잠겼다. 낮동안에는 그토록 떠들썩했
던 객청이나 객사도 불이 꺼진 채 침묵에 잠겼다.

휙! 하는 파공성과 함께 객사 사이로 검은 인영이 신형을 날리고 있었
다. 그는 얼굴을 복면으로 가린 야행복 차림의 괴영이었다. 그는 화운
악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무작정 기다릴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
었다.

「포굉이 머물고 있는 곳은 대운장의 중심에 있는 청화각이다. 그곳은
경비가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에게는 무예가 높은 수백 명의 호위무사
들이 있다지 않은가?」.

얼마 전 그는 주백경의 장원에 잠입한 적이 있었다. 지금은 그 때와는
상황이 달랐다. 포굉은 주백경보다 훨씬 거물일 뿐더러 지금의 그는 왼
쪽팔을 거의 사용할 수가 없었다. 만일 호위무사들과 싸움이 벌어지면
위험에 처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포기할 순 없다. 이 곳에 온 이상 그자를 만나지 않고는 돌
아갈 순 없다.」.

화운악은 극도로 긴장한 채 객사 사이를 날아갔다.

청화각은 구층의 전각으로, 장원 아래쪽에 흐르는 전청강은 물론 멀리
전당강까지도 환히 바라보이는 전망을 갖고 있는 곳이었다.

객사에서 그 곳까지 가려면 다섯 개의 월동문을 지나야 했다. 화운악
은 객사를 빠져나오자마자 비천팔법 중 제 사법인 신응행공의 신법으로
지붕 위로 소리없이 날아 올랐다.

지붕에 오른 그는 방향을 가늠한 뒤 다시 야조처럼 신형을 날려 청화
각을 향해 접근해 갔다. 그의 신법은 실로 신쾌무비했다.

휙휙!.

귓전을 스치는 바람소리가 긴장된 그의 가슴을 은은히 뛰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