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얼드 호프만 지음, 이덕환 옮김, 까치간, 375쪽, 1만2천원).
「화학의 시인」으로 일컬어지는 노벨 화학상 수상자의 화학 교양서. 자
연과학인 화학을, 자연과학과 대립하는 인문과학적 접근방식으로 설명하
고 있다. 이런 설명방식 자체도 화학의 본질을 일면 반영한다. 「청동 조
각은 인공적인 것이기만 할까」라는 질문에 대한 엄밀한 답이 좋은 설명이
될 수 있다. 청동을 빚어 만들었다는 점에서는 분명 인공적이다. 그러나
청동이 구리와 주석의 합금이고, 구리와 주석은 엄연히 자연적인 것이라
는 점에 이르면 청동 조각이 완전히 인공적인 것만은 아닌 것이다.
을 받은 뒤 시인으로 활약한 이색 경력이 말하듯 이 책은 화학
에 대한 전문 지식을 인문적 소양으로 소화해 설명하는 점이 돋보인다.
화학이 민주화에 기여했다는 지적도 그렇다. 화학요법 발전에 따라 어린
이 종양환자 생존율이 크게 변화했고, 특권 엘리트에게만 허용됐던 필수
품과 안락함이 일반인들에게도 제공돼 인간의 생존 조건이라는, 가장 깊
은 의미의 민주화에 공헌했다고 갈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