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3년 독일 트리엘 대학의 심리학자들이 독일 사람들이 얼마나
권위에 잘 복종하는가를 실험해 보기로 했다. 그들은 공중전화통에 「남
자전용」 과 「여자전용」 이라는 표지를 붙여 놓았다.
그러자 모든 독일인이 순순히 그대로 지켰다. 딱 한 사람 「남성전용」
공중전화를 사용한 여성이 있었다. 그녀는 프랑스인이었다. 그녀는 교
수에게 『독일인이나 그런 발상을 할 수 있다』고 비웃었다. 서울에서 그
런 실험을 했다 해도 「여성전용」 공중전화통에 들어가는 한국 남자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한국인이 독일인만큼 권위며 법을 잘 지키는 것
은 아니다.
지난 6일 경찰은 음주 운전과 무면허 운전을 집중 단속한다고 예고
했다. 단속을 예고한다는 것은 마치 도둑을 보고 오늘만은 도둑질하지
말라고 알려주는 것이나 같다고 생각하는게 상식이다. 그러나 그 날에
도 1천7백명이나 위반자가 적발되었다. 그렇다면 예고가 없는 날에는
음주운전자들이 얼마나 더 많겠는가.
엄포가 있으나 마나라는 것은 그 만큼 한국인들이 법을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인지, 아니면법을 집행하는 사람들을 깔보기 때문인지 모르
겠다. 요새는 한강의 어느 다리에나 적재량 몇톤 이상의 화물차는 건너
지 말라는 팻말이 크게 적혀 있다. 독일인이 아니라도 이를 어기면 벌
을 받는다는 경찰서장의 경고문을 보면 당연히 지켜야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 나라에서는 위반 차량을 감시하는 단속 요원이 반드시
다리를 지키고 있어야 한다. 그것은 얼마나 한국인들이 법을 우습게 여
기고 있는지에 대한 산 증거나 다름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