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서 가장 행복한 아내」 스베틀라나 샤라포바(28). 최근 만나
는 러시아인마다 이 여인과 그 광고판 이야기를 화제로 삼고 있다.
『저 광고판이 아내 선물로 제작됐다는 것, 정말이에요?』(알렉산드르
필리포프·28·택시 기사) 『어머 나도 그런 멋진 남편에게 시집갔으면….』
(올가자이체바·19·여대생).
지난 여름부터 정체 불명의 대형 광고판이 모스크바 시내를 도배하기
시작했다. 20대 후반의 한 미녀 사진과 함께 『나는 너를 사랑해』라고 적
힌 광고판이 모스크바 주요 도로 요소요소에 등장한 것. 상품명도 기업
명도 적혀있지 않은 탓에 많은 사람의 호기심을 자아냈다. 도대체 무슨
광고일까. 모스크바 시민들은 대부분 대중 호기심을 이용한 「순차 광고」
일 것이라고 지레 짐작했다. 처음에는 그저 『나는 너를 사랑해』라고만
보여 주다가 나중에 『나는 너를 사랑해, 』 혹은 『나는 너를 사
랑해, ○○화장품』하는 식으로 문구를 바꿀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심지
어일부 사람들은 모스크바 시청이 제작한 공익 광고로서, 「너」는 모스크
바를 의미하는 것이라는 고차원적(?)인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모두 틀렸다. 이 광고판은 알렉산드르 샤라포프(30)라는 한
러시아 신흥 부자가 아내 사랑을 과시하기 위한 것임을 러시아 경제 주
간지 코메르산트지가 밝혀낸 것다. 이 특종 기사는 곧 다른 러시아 주요
언론 매체에 보도되기 시작했으며, 샤라포프 부부는 일약 전국적인 명사
가 됐다.
● 부부 함께 전국적 명사 부상… 부인은 올 최고 모델에.
샤라포프씨는 「벤나 모다 」라는 의류·신발 전문 백화점
사장. 테니스 선수 출신인 그는 대학 시절부터 의류·신발 수입업을 시
작, 현재모스크바 고급 의류·신발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신흥 부자. 부
인 스베틀라나의 여자 친구 생일 잔치에서 5년 전 서로 만났다고 한다.
30세를 넘긴 후에나 결혼하겠다고 결심했는데, 스베틀라나를 만나 생각
을 바꿨다는 것. 현재 아들 데니스(4)를 두고 있는데, 모델 지망생이었
던 아내가 부엌데기가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던 중, 이같은 광고를 생
각해 내게 됐다고 말하고 있다.
결국 아내 스베틀라나는 최근 열린 제4차 모스크바 국제 광고 페스티
벌에서 「올해 최고 광고 모델」로 선정되어, 모델 꿈을 실현시켰다. 그러
나 스베틀라나는 직업 모델이 아닌 가정 주부로 남겠다고 선언했다. 『저
는 전통적 사고방식을 가진 여자입니다. 여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가
정이라고 생각해요. 결혼한 이상 남편과 자식 뒷바라지에만 전념할 것입
니다.』이번 「마누라 광고판」에 얼마나 비용을 들였는지에 대해서는 샤라
포프씨나 광고 대행 업체 베게모트사나 한결같이 굳게 입을 다물고 있다.
단지 러시아 광고 전문가들은 현재 모스크바 광고 시세로 미루어 제작비
와 1년 광고판 임대료를 합칠 경우 5백만 달러는 족히 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아내를 기쁘게 해주기 위해 수백만 달러짜리 광고를 만드는 러시아
신흥 부자. 이에 대한 보통 러시아인들의 시선은 매우 따갑다. 『돈이 썩
어나도 유분수지』라는 것이 일반 사람들의 정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
로는 부러움도 깔려 있다. 특히 샤라포프씨가 고아 출신으로 자수성가했
다는 점에서 『빨리 시장경제에 적응한 유능한 청년』이라고 높이 평가하
기도 한다. 어쨌든돈좀 있다고 조강지처를 버리고 「첩」을 여러 명 두고
있는 다른 러시아 졸부들에 비해서는 「로맨틱」하지 않으냐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