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계좌에 전기료납부 자동이체를 걸어놓고 있는 회사원 황모씨(32)
는 얼마전 무려 1백30여만원의 전기료납부 고지서를 받고 너무 놀랐다.
네식구살림에 특별한 가전제품 없이 그간 4만∼5만원선의 전기료를 내
왔는데 너무 황당한 금액이었다. 은행잔고가 모자라 다행히 요금은 빠져
나가지 않았지만 인근 한전지점에 가서 정정을 받아내는데 많은 수고를
기울여야 했다.

서울에 사는 대학생 김모양(23)은 지난 5월 사용하지도 않은 PC통신
사용료 1만5천원정도가 신용카드 결제통장에서 빠져나갔다. ㈜한국PC통
신에 확인해보니 부산에 사는 알지 못하는 사람이 자신의 통장에 자동이
체를 걸어놓았다는 것. 통신회사측에서는 규정때문이라며 신청자 신원을
확인해 주길거부하다가 얼마후 잘못을 인정, 이체된 요금을 돌려줬다.

최근 매번 은행에 가지않고 자동이체로 공공요금, 보험료, 통신사용
료, 할부금 등을 납부하는 사람들이 늘며 이처럼 뜻하지 않은 피해를 보
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유진희사무총장은 『많
은 직장인들이 월급날 전후해 많게는 10여가지 요금을 자동이체 해놓은
후정확한 금액이 빠져나가는 지 일일이 확인못한다』며 『최근 자동이체
관련 소비자분쟁 접수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엉뚱한 자동이체로 인한 피해는 금액이 엄청나거나 아예 신청하지 않
은 것에 대해서는 쉽게 확인되지만 금액이 지난 달과 엇비슷하면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아 잠재적인 피해가 상당하다는 지적이다.

한전 영업운영부 이대선 과장은 『전기료 자동이체통지서 전산입력과
정에서 「3」을 「8」로 잘못 읽는다거나 금액의 자리수를 혼동하는 이유 등
으로 금액실수가 간간이 발생한다』고 인정했다. 또한 공공요금 자동이체
유치경쟁을 벌이는 은행 일선지점에서도 자동이체신청자와 예금주가 정
확히 일치하는지 확인을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아 엉뚱한 사람 계좌에서
빠지는 피해도 일어나고 있다. P은행 직원 박모씨(32)는 『바쁜 창구업무
에 시달리다보니 그냥 통장과 자동이체신청서만을 보고 접수하는 경우가
있어 때때로 다른사람의 예금에서 빠져나가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유총장은 『자동이체제도의 허점으로 일어나는
이런피해는 신용경제의 근본을 흔드는 것』이라며 『다른 금융상품처럼 적
극적 구제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