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이보 포고렐리치(38)의 연주회는 늘 화제다. 숭배자는
숭배자대로, 비판자는 비판자대로 그를 만나보려 객석은 늘상 미어진다.
감동이건 분노건 청중들에게 분명한 인상을 주는 연주자다. 완전매진을
기록한 94년 이맘때 서울연주회에 이어 2년만의 한국 독주회(29일 예술
의 전당)를 위해 25일 서울에 온 포고렐리치는 자신의 연주, 특히 쇼팽
음악의 해석을 둘러싼 세간의 「건반의 이단아」라는 표현에 동의하지 않
는다고 말했다.
『개성을 위한 개성보다는 전통에 바탕한 개성이 참된 개성이라고
생각해요. 나는 악보를 통해 개성을 표현하는 교육을 받았습니다. 문제
는 작곡자의 작품과 이를 해석하는 연주자의 개성이 균형을 이루는 것
입니다.』.
포고렐리치는 『연주란 결국 인상을 창조해내는 것』이라면서 『특히
쇼팽같은 극적인 음악에서 시적 서정성을 회복하고 재발견하는 것이야
말로 피아노연주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연주스타
일은 극적 표현에 주저함이 없기 때문에 강렬한 개성으로 비쳐질 수도
있다는 것.
커다란 손이 인상적인 포고렐리치는 옛유고연방의 베오그라드 태
생. 80년 바르샤바 쇼팽콩쿠르때 그의 대상탈락에 반발, 피아니스트 아
르헤리치가 심사위원직을 사퇴하는 바람에 유명세를 탄 그는 『당시 콩
쿠르는 정치적 색채가 강했다』면서 『뛰어난 연주자를 뽑기보다는 올림
픽에서 메달을 주듯 우승자를 가렸다』고 일침을 놓았다. 이후 그는 자
신의 이름으로 포고렐리치국제 피아노콩쿠르를 창설해 모범적으로 운영
하는 한편, 젊은 음악도를 위한 「영뮤지션 펠로우십」을 86년 창설하고,
포고렐리치 음악축제도 해마다 독일서 개최하고 있다. 신예와 연주명인
들이 한 무대서 어울리는 축제로, 서울바로크 합주단이 내년 이 축제에
참가한다.
연주를 앞두고 일찌감치 서울에 도착, 하루 8시간씩 맹연습에 들어
간 그의 이번 연주곡은 쇼팽의 「소나타 3번」「녹턴 작품48-1」「녹턴 작품
62-2」, 스크리아빈의 「소나타 4번」 , 라흐마니노프의 「소나타 2번」. 공
연문의 02(548)44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