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인선서도 거부...전-노씨 일시퇴정으로 `3인동석'불발 ###.
전대통령과 재판부가 각기 종전의 입장만을 재확인한 재판
이었다. 최전대통령은 「예상」대로 증언거부를 고수했고, 재판부는 「계획」
대로 신문을 강행했다. 전직 대통령을 강제로 끌어다 법정에 세웠다는
또하나의 기록 외에 최전대통령의 구인이 재판에 남긴 것은 결국 아무 것
도 없었다.
14일 오전 10시부터 열린 공판은 권성재판장이 - 두
전대통령 변호인의 요청을 받아들여 전-노씨를 퇴정시킨 가운데 시작돼
최전대통령과의 조우는 이뤄지지 않았다.
비서관의 부축을 받아가며 검은색 지팡이를 짚은 최전대통령이 법
정에 들어서자 권재판장은 이례적으로 , 변호인, 방청객 등 재판부를
제외한법정내 모든 사람들에게 일어서도록 했다.
최전대통령은 담담한 표정으로방청석과 변호인 재판부 에 눈길
을 준 뒤 증인석에 특별히 마련된 1인용 안락의자에 앉았다.
권재판장은 『잠시 일어서 주십시오. 인정신문을 간략히 하겠습니
다』라고 말하고는 신문에 들어갔다.
--증인이 씨 맞죠.
『예.』.
--사시는 곳이 서교동 맞죠.
『예.』.
--생년월일이 1919년 7월16일 맞습니까.
『예.』.
이게 사실상 전부다. 인정신문을 마친 권재판장이 『신문에 앞서 증
인선서를 하십시오. 거짓 진술을 하면 위증죄로 처벌받습니다』라고 하
자 최전대통령은 『증인선서에 앞서 내 입장을 밝히려고 합니다』라며 미
리 준비한 16절지 크기의 문서를 꺼내 5분여간 읽었다.
「재임중 수행한 국정행위에 대해 훗날 증언이나 소명하는 것은 국
가경영상의 문제가 된다. 역사적으로 전직 대통령이 법정에서 증언한
전례가 없기 때문에 본인이 전례를 만들어 후임 대통령들에게 부담을 줘
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는 요지.
권재판장은 이어 증인선서 의무가 적힌 문서를 최전대통령에게 제
시했으나 최전대통령은 고개를 돌려 거부의사를 표시했다.
그러나 권재판장은 선서조차 안한 증인에게 『구체적인 신문사항에
대해 답변해 달라』며 측 증인신문을 강행토록 했다.
최전대통령은 손을 들어 『요각통으로 장시간 서거나 앉아있을 수
없다』며 재차 증언거부의사를 밝혔다. 권재판장은 『그래서 의자를 편하
게 만들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최전대통령은 이 이기창변호사
가 했던 「80년 상황은 내란이 아니다」는 발언에 대한 질문을 시작하자 감
고 있던 눈을 떠 과 변호인석을 번갈아 쳐다봤다.
이변호사를 찾는 듯했다. 이변호사도 방청석에서 눈을감고 듣고
있었다. 전씨측의 변호사는 최전대통령이 답변을 하지 않자 『딱
한가지만 묻겠습니다』라며 『80년 상황을 내란이 아니라고 말했다는데…』
라고 물었다. 역시 답변은 없었다. 증인석에 앉아있는 동안 내내 그
는 손을 양쪽허벅지에 둔 채 눈을 감고 있었다.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결국 과 변호인은 신문을 끝까지 강행하지 못했다.
권재판장이 『더이상의 신문은 무의미하다』며 과 변호인의 신문
을 중단시키고 결론을 내렸다. 『증인이 성의없는 답변을 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증인 돌아가십시오.』 입정 40분만인 오전 10시
50분이었다.
최전대통령은 아무런 표정없이 재판부를 향해 30도 정도 구부려 정
중히 인사를 한뒤 변호인과 피고인석을 향해서도 목례를 하고 천천히 출
구로 걸어나갔다. 법정을 빠져 나가기 전에는 방청석을 향해 인사를 했
다. 최전대통령은 피곤한 탓인지 30분 정도 대기실에서 쉬면서 녹차
를 한잔 마신 뒤 오전 11시25분쯤 그토록 나오기 싫어했던 「역사적 법정」
을 뒤로 하고 서교동으로 향했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