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미스코리아」를 뽑습니다.』.

13일 오전 부산 중구 대청동 중구종합사회복지관(관장 김희순) 5층
강당. 쌀쌀한 날씨 속에 색다른 미인선발대회가 열렸다. 참가자들이 모
두 「할머니」이기 때문.

대회는 할머니들의 손자 손녀들인 유치원생들의 합창-무용 등 재롱
에 이어 시작됐다. 참가자 24명이 3개조로 나뉘어 1조당 8명씩 무대 위
로 올라왔다. 1차 외출복 양장차림 심사. 원피스-투피스, 맵시나게 깔
끔한 양장차림을 한 할머니들이 수줍은 듯 인사를 하고 비장의 장기를
자랑했다.

참가자들은 굿거리장단에 맞춰 덩실덩실 어깨춤을 추고, 최근 선풍
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마카레나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드는가 하면, 재
담으로 2백여명의 청중을 사로 잡았다. 금선옥할머니(72)는 『4남매를
키우며 혼자 산지 30년이 지났는데, 괜찮은 남자친구 하나 구하러 왔심
더』라고 말해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대회의 하이라이트는 한복맵시자랑. 아리랑 장단에 맞춰 24명의 할
머니들이 차례로 T자형 무대를 누볐다. 할머니들이 수줍은 처녀처럼 걸
음을 옮길때 마다 사뿐히 치맛자락을 날리자 관객들은 웃음을 터뜨리며
박수로 화답했다.

심사위원장은 천주교 부산 사회복지국장 배상복 신부. 복지관 수녀
들과 중구청직원, 인근 미용실원장 등이 심사위원으로 심사를 했다. 배
신부는 『연륜에서 풍겨나오는 아름다움이 가장 중요한 심사기준』이라고
말했다.

이 대회는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의 진-선-미 대신 정, 숙, 현의 세
미녀를 뽑고, 특별상으로 건강미인, 우정, 황혼, 매너, 고운얼굴 등
8개부문에 걸쳐 시상했다. 대상인 정상은 신상희할머니(63·부산 해운
대 구재송 1동)가 받았다. 93년 대전엑스포때 4개월동안 자원 봉사요원
으로 활동하기도 했던 신할머니는 『노인들이 좋은 추억을 간직할 수 있
는 이같은 자리를 자주 마련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산=조형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