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이 10일 그동안 난항을 거듭해온 노동관계법 개정
을 연내에 추진키로 결론을 내린 것은 당초의 예상을 뛰어넘은 것이라고
볼수 있다.
이날 고위당정회의의 결과는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노사관계개혁
위(위원장 현승종)의 노사관계 개혁작업이 대타협에 실패한데다 정부내에
서도 노동법 개정여부및 개정시기 등을 놓고 이견이 노출됐던 그간의 상
황을 감안할 때 그 배경을 두고 여러가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우선 92년 대선공약으로 김대통령이 공식선언까지 한 노사개혁 작
업을 미룰 경우 정부의 개혁의지 퇴색으로 비쳐질 우려가 높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오랜기간 노동법 개정작업을 노사에게 맡겨놓았다가 대타협에 실패
했다고 정부가 뒷짐을 진다면 국정능력에 대한 회의론이 제기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또 복수노조 허용 및 정리해고제 등 미합의 부분에 대한 노사간 협
의를 유도해 내년 임시국회에서 처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판단
도 있었던 것같다.
정부 관계자는 "내년 3월께 임시국회를 열어 노동법 개정을 추진하
려 할 경우 임투시기와 맞물려 상승작용을 일으킬 우려가 있어 현실적으
로 어렵다"고 말해 이를 뒷받침했다.
이와함께 ()나 () 등 국제사
회로부터 신뢰를 잃을 수 있다는 점도 `연내 추진'으로 가닥을 잡은 배경
이 된 것으로 보인다.
또 노사가 대타협에 실패하기는 했지만 지난 6개월간의 공론화 과
정을 통해 `연내 추진'으로 사회의 대체적인 공감대가 형성됐음을 고려했
다는 설명도 있다.
이상득정책위의장은 "우리가 처한 어려운 경제적 상황에서 노동법
개정을 무한정 미루는 것은 곤란한 것 아니냐"며 "노개위가 그동안 검토
한 내용을 토대로 정부의 독자적 개정안을 만드는 방안을 대통령께 건의
키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함께 정부 일각에서는 청남대에서 주말휴식을 갖고 있는 김대
통령이 다양한 견해들에 대해 보고를 받은 뒤 이같이 지시하지 않았느냐
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어쨋든 당정이 이날 노동관계법 개정을 둘러싼 내부이견을 조율,
기본입장을 정리함으로써 정부 주도의 노동관계법 추진 작업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우선 예정대로 오는 12일 에서 그동안 노사관계 개혁
작업 결과에 대해 노개위의 대통령보고회의를 열고 김대통령의 결심을 받
을 예정이다.
또 12일 국무회의에서 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고 관련 10개부처 장
관을 위원으로 한 `노사관계개혁추진위'를 설치, 정부 주도의 노동법 개
정안을 마련한 뒤 당정협의를 거쳐 최종적인 정부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고위관계자는 "최대한 시간을 단축, 정부안을 마련해 정기
국회에 제출할것"이라며 "지난 6개월동안 노사간은 물론 정부안에서도 많
은 논의가 있었기 때문에 합리적인 정부안을 마련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
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으로 정부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구체적인 쟁점을 놓고 관련부
처간에 어떻게입장을 조율할 것인지, 그리고 노사 양측의 예상되는 반발
과 국회에서 야당의 제동을 어떻게 소화하고 설득해 나갈지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