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파간첩 김동식(34)과 접촉한 사실을 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된 국민회의 당무위원 허인회(32)피고인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지법 형사9단독 유원석판사는 국가보안법상 불고지죄로 기소돼
징역 3년에 자격정지 3년이 구형된 허피고인에게 『증거가 없다』며 8일
이같이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대남공작원인 김의 진술과 이를 뒷받침하는
다른 증거에 의문점이 많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특히 『김의 진술이 아
주 구체적이긴 하지만 특수 훈련을 받은 간첩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하
고, 초면에 허피고인으로부터 세부적인 사생활 얘기를 들었다는 것은
믿기 어렵다』며 『반면 허피고인의 알리바이에 대한 진술과 여러 증언들
이 일관성이 있고 자연스럽다』고 덧붙였다.

허씨는 무죄 판결을 받은 후 『추정에 근거한 수사와 기소로 「천형」
과도 같은 간첩 사건 연루 혐의를 받아 정치, 경제적으로 막대한 피해
를 입었다』며 『수사기관 등에 대한 민-형사상 문책을 적극 검토하겠다』
고 말했다.

허씨는 지난 95년 9월 2번째로 남파된 후 같은해 10월22일 충남 부
여에서 생포된 김이 남파간첩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생포전 2차례 만
난 뒤 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혐의로 작년 11월8일 구속됐다가 지난 1월
보석으로 풀려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