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2장 전환 ⑦ ###.

그날 이후 화운악이 겪었던 고통은 차라리 기억 속에서 지워버리고
싶을 정도로 끔찍한 것이었다.

결국 악마검을 수련하기 시작한 지 1년 만에 그의 왼손은 철저히
파괴 되었고, 검법의 연성도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다. 게다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부친마저 죽고 말았다.

그 때를 생각하면 화운악은 망연자실해지곤 했다. 실로 악몽과도
같은 나날이었던 것이다.

한편,강위는 화운악의 얼굴이 수시로 변하는 것을 바라보며 그에게
뭔가 깊은 사연이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미안하네. 내가 공연히 화형의 상처를 건드린 것 같군.』.

인간에게는 감추고 싶은 면이 있는 법이다.강위에게도 그런 부분이
없지는 않았다. 그는 진심으로 사과했다.

화운악은 대꾸하지 않았다. 아니 강위의 사과를 듣지도 못한 듯 그
의 시선은 멍하니 먼 하늘을 향해져 있었다.

그는 은은한 자색을 띠고 있는 왼손을 움켜쥐었다. 마디가 불거진
손가락은 힘겹게 모아졌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얼마전까지
만 해도 손가락을 모으기 조차 쉽지 않았던 것이다.

어쩌면 그것은 자신의 숙명인지도 몰랐다. 지금도 한 달에 한 번씩
천지가 음기로 차는 그믐날만 되면 고통이 시작되곤 한다.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그 고통은 자시에 이르면 절정에 달해 스스로
목숨을 끊고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지금까지 이를 악물고 견뎌
왔지만 매달 그믐날이 다가올 때마다 그는 공포로 인해 가슴이 위축되
곤 해왔다.

「후후, 업보 인지도 모르지. 범해서는 안될 금기를 어긴 대가로 평
생을 그 고통 속에서 살아가야 할지도 모르지.」.

화운악은 왼손에 힘을 주어 보았다.

『우욱!』.

자신도 모르게 비명이 터져나왔다.

『아니, 왜 그러나?』.

강위는 깜짝 놀라 그를 돌아보았다. 화운악은 왼팔을 붙잡은 채
전신에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다. 그의 얼굴은 창백하다 못해 푸르스름
해져 있었으며, 이마에서는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혀 있었다.

『아무 것도… 아닐세.』.

화운악은 한참 후에야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강위는 강한 의혹을 느꼈으나 더 묻지 않았다. 그가 스스로 말할
날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그런데 지금 어디로 가는 건가?』.

일각쯤 지났을까? 화운악의 안색은 평정을 되찾았다. 그는 목화밭
사이로난 길을 걸으며 물었다.

강위는 얄핏한 입술에 기이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 목화밭을 피땀으로 재배한 친구가 있지. 지금 그를 찾아가는
중일세.』
『농부인가?』.

『본래부터 그는 농부였네. 그러나 잠시 외도했다가 지금은 다시 본
업으로 돌아갔지.』
『외도?』
『후훗. 만나보면 알 거야. 호쾌한 친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