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객노려 5분거리 돌고돌아 20분…뇌물주고 노선 마음대로 ###.
멀쩡히 다니던 버스가 어느날 갑자기 사라져 버린다. 그런가하면 목
적지를 알 수 없을 정도로 돌고도는 버스노선에 시민들만 골탕을 먹는다.
성북구 하월곡동 달동네 주민들은 지난 9월 하루 아침에 교통수단을
잃었다. 하월곡동∼청량리를 운행하는 서부운수 소속 133-1번 버스노선
이 대체노선도 없이 폐지됐기 때문이다. 133-1번 버스는 이 지역 달동네
주민들의 유일한 교통수단이었다. 노선폐지를 반대한 의 반발도
묵살됐다. 더욱 어처구니 없는 것은 적자를 이유로 폐지된 노선에 며칠
후 도원교통 442번 버스노선 인가가 다시 났다. 애당초 노선폐지가 불가
능한 곳이었지만 뇌물을 앞세운 버스업자의 로비때문이었다.
신촌∼모래내∼서대문구청∼홍제전철역 사이를 운행하는 현대교통 440
번 버스는 승객만을 쫓아다니는 굴곡노선의 대표적 사례. 이 노선은 신
촌과 홍제역 양끝 종점에서 각각 성산회관∼∼동교동∼성산회관,
서대문구청∼스위스그랜드호텔∼홍제역∼서대문구청 등으로 한바퀴씩 돌
고 있다.
이 버스의 운행시간은 한시간. 그러나 성산회관에서 신촌지역을 빙
도는 시간 16분. 서대문구청에서 홍제역을 거쳐 다시 서대문구청까지 돌
아나오는 시간 14분. 양쪽을 합하면 총 운행시간의 절반이 「승객 태우기」
를 위한 우회시간이다. 이때문에 차량이 막히는 아침시간이면 직선으로
5분 거리인 성산회관∼동교동 사이가 20분이상 걸린다. 회사원 김종섭씨
(48)는『 앞에서 동교동까지 가는 노선이 440번 하나뿐이라서 어쩔
수 없이 이용한다』며 『쪽으로 쓸데없이 우회하는 바람에 교통이
막히는 날이면 길에서 30여분씩 시간을 낭비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내 장거리노선은 전체 4백46개의 23인 1백2개 노선. 의
자체 조사 결과다. 여기에 66개의 굴곡노선을 더하면 전체의 38인 1백
68개의 버스노선이 지나치게 길거나 사거리만 만나면 구불구불 돌아가는
노선들이다. 166번 좌석버스는 한번 운행하는데 무려 4시간5분이 걸린다.
235번 좌석도 4시간으로 이에 못지 않다. 서울에서 대구까지 가는 시간
과 맞먹는다. 이밖에 도시형 66번과 도시형 212번은 각각 3시간35분과
3시간11분이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버스업자와 교통담당 직원간의 유착이 버스노선의 운명을 결정짓는다.
이번에 업체 대표가 구속된 대진운수는 공무원과 시의회 의
원등에게 뇌물 1천만원을 뿌리고 406번 버스의 노선을 연장시켰다. 이
노선은 당초 정릉∼ 9.4㎞에서 ∼안암동로터리 사이
2㎞를 추가, 30이상의 추가 운행수입을 올리고 있다. 한서교통은 적
자노선인 768번 좌석을 폐지하려 했으나 3년간 거부당하자 3백만원의
뇌물을 주고 노선폐지 인가를 받아낸 것으로 이번 수사에서 밝혀졌다.
노선 조정만 잘해도 연간 수입이 수억원씩 차이가 나는 버스업자의
이익앞에 시민 불편은 보일 수가 없다.
< 김태훈-이종혁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