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갈수록 치열해지는 취업전쟁… 그래도 길은 있다 ###.
해마다 가을이면 어두운 표정의 젊은이들이 눈에 띈다. 그것도 한창
혈색이 좋아야 할 20대가 유독 그렇다. 이 계절에 이들은 「집단 고민」에
빠진다.
고민은 단 한 가지, 「취업」이 그들의 얼굴을 그늘지게 만드는 것이
다. 이미 10대 후반 고교 시절에 대학입시라는 관문을 힘겹게 통과하고
나온 후불과 4∼7년만에 다시 취업이라는 관문에 봉착에 있다.
이들은 어렵사리 들어간 대학을 4년 다니고도 취업이 안돼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심지어 원하는 직장에 들어가기 위해 재수 삼수도 감수하
고 있는 형편이다. 어찌보면 단순히 필기 시험만으로 거의 모든 당락이
결정되던대학입시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 상황이다.
이처럼 많은 젊은이들이 애를 먹고 있는 것은 매년 고학력 인력은 늘
어나는데도 이들을 수용할 일자리는 그만큼 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취업난이다. 혹자는 이같은 상황을 「취업 전쟁」이라고 부른다.
결코 과장된 얘기만은 아니다.
● 자기 능력과 희망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보자.
지난 10월22일부터 서울 삼성동 에서 이틀 동안 열린
채용박람회 행사장은 일자리를 찾는 사람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새벽
부터 구직자들이 몰려 20만명 이상이 다녀갔다는 사실이 「전쟁 상황」을
잘말해준다.
이곳에 참석한 취업 희망자들은 너나없이 대기업 부스 앞에서 줄을
서가며 입사 원서를 받고 나온다. 행사장 주변에서는 기업체에서 나눠준
대형 종이 가방에 원서들을 가득 넣고 나오는 모습이 진풍경을 이룬다.
하지만 이들은 그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는 표정이다. 서로 원서 봉투를
흘깃거려보기도 하고 다시 행사장에 들어가 원서를 더 받아오기도 한다.
이들은 마치 「취업 공포증」으로 끙끙 앓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그리고
모두가 이구동성으로 앞이 안보인다고 되뇐다.
올해 하반기 취업난은 예년에 비해 더욱 심각할 것이라는 언론 보도
들이 더욱 이를 부추긴다. 국내 10대 그룹인 경우 입사 경쟁률은 보통
10대 1이 넘을 것이라고들 말한다. 이런 상황에서 취업은 그야말로 낙타
가 바늘구멍으로 들어가기보다도 더 힘들 것이라는 예측들이 무성하다.
행사장에서 만난 한 학생은 『취업할 수 있는 길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
한다. 그렇다면 과연 길은 없는 것일까?.
취업을 전쟁에 비유한다면, 그리고 이런 전쟁에서 이기고자 한다면
「지피지기 백전백승」이라는 지혜가 필요하다. 곧 자신을 되돌아보는 여
유를 지녀야 한다. 「나는 무엇을 원하고 있는가」 「나는 무엇을 할 수 있
을까」 「내가 이 일을 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이런 조건에 맞는 회사
는 어떤 곳일까」 「이 일이 내 인생에 있어서는 어떤 의미를 지닐까」….
실질적인 구직과는 다소 거리가 먼 추상적이고 번거로운 일일 수도
있겠지만 바로 이런 것이 가장 먼저 거쳐야 할 과정이다.
「직업관」은 자신이 평생 걸어갈 길을 택하기 전에 한 번쯤 심각하게
생각해 볼 문제다. 그런 다음 취업해도 늦지 않다. 종종 이런 과정을 거
치지 않고 주위 시선을 의식해 직장을 선택했다가 얼마 다니지도 못하고
그만두는 사례를 어렵지 않게 보게된다. 실제로 서울에서 대학을 나온
일류 대학생이 남들의 부러운 시선을 받으며 대기업에 입사했다가 몇 개
월도 안돼 사직서를 제출하는 일을 필자는 여러번 봐왔다. 더러는 이런
고충을 똑같이 느끼면서도 다시 다른 길을 택하기가 더욱 어려워져 그럭
저럭 힘없이 다니고 있기도 하다. 이런 사람이 셀 수도 없이 많다는 것
은 무얼 말하는가.
「취업문」을 더욱 좁게 만드는 요인이 바로 여기에 숨어 있다. 대부분
은 1차적으로 대기업에 들어가기를 희망한다. 처음부터 중소기업을 택하
겠다는 사람은 아직도 드물다. 대기업이 안되면 중소기업이라는 잠정적
인 「구직 스케줄」이 서 있다.
우리는 두번째로 이런 사고의 틀을 깨야 한다. 최근 들어 중소기업들
은 좋은 조건들을 제시하고 있다. 굳이 대기업이 아니더라도 비슷한 보
수를 받고 다닐 수 있는 곳이 얼마든지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런 곳
은 대기업과달리 「인재난」이 심하다. 대기업이 인력 과잉으로 조기 퇴직
제·명예 퇴직제 등을 실시, 사원들이 불안 속에서 직장 생활을 하고 있
는 현실을 감안할 때 중소기업은 안정된 직장이라 할 수 있다.
현재 인력 구조는 대기업 인력 과다, 중소기업 인력 부족이라는 이중
구조로 되어있다. 따라서 올해 취업을 원하는 사람은 대기업만을 선호할
게 아니라 중소기업이면서도 대기업과 같은 여건을 갖춘 곳을 찾아 나서
는게 현명한 지름길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중소기업에는 여러 부서에 관
한 업무를 익히며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부분이 크다.
이처럼 대기업이라는 「허울」보다는 중소기업이라는 「실속」을 차리는 게
좋다.
● 꼭 대기업이라야 할 이유가 무엇인가.
세번째로 서울 지역에만 한정해 취업하려 들지 말고 지방으로도 눈을
돌려보라고 권하고 싶다. 10년 앞을 내다볼 때 지방은 서울보다 발전 가
능성이 더 높다. 물론 현재 근무 여건만을 보면 뒤떨어진 곳이 많다. 그
러나 지방자치제와 맞물려 앞으로 지방 기업 발전이 계속되리라는 것쯤
은 쉽게 생각할 수 있다. 게다가 비록 서울에서 근무한다고 하더라도 전
체적인 업무력을 향상시키려면 지방 사정도 알아둬야 한다.
21세기 기업 무대는 전국을 배경으로 한 세계이다. 「지방화」와 「세계
화」 시대, 곧 글로벌라이제이션(Globalization)과 로컬라이제이션(Local-
ization)이 함께 이루어지는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 시대이다.
따라서 서울에 본사를 둔 지방 계열사나 지방 사무소, 지방 기업에 근무
하며 세계로 눈을 돌려야 앞을 내다볼 경우 더욱 유리하다.
마지막으로 사회에서 일자리를 찾을 때는 「직장」보다는 「직업」을 찾
도록 하라는 것이다. 다시말해 「어떤 기업체」에 다닌다는 생각을 버리고
「어떤 일」을 한다는 생각을 갖는 게 좋다. 미래 사회는 개방형 사회를
지향한다. A라는 회사에 근무하는 사람이 B라는 회사 사원일 수도 있다.
즉 미래 기업은 매우 다양화하고 전문화할 것이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
이 한 가지 직업으로도 여러 곳에서 일하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 컴퓨
터소프트웨어 개발 전문가는 여러 회사 용역을 받아 근무지를 가리지 않
고 작업할 수 있다.
따라서 최근 들어 허물어지고 있는 「평생 직장」 개념에 매달리기보다
「평생 직업」이라는 생각으로 취업에 임하는 게 미래 지향적이다. 올해처
럼 직장 잡기가 힘들 때는 더욱 그렇다. 앞으로 자신이 즐기면서 꾸준히
할 수 있는 일을 택해 보자. 그런 일은 굳이 대기업에만 있는 게 아니다.
그렇다고 서울에만 있는 것도 아니다. 기존 관념을 바꾸면 새로운 것이
눈에 띄게마련이다. 다시 한 번 여유를 갖고 자신을 되돌아보고 그 결과
에 따라 자의대로 직업을 택하자. 그러면 올해 취업문의 이중성을 발견
하게 될 것이다.
「좁은 취업문」과 「넓은 취업문」. 분명한 것은 사람이 몰리는 곳은 좁
고 사람이 몰리지 않는 곳은 넓다는 것이다. 남들이 가기 싫어하는 곳에
원서를 내보자. 「그 곳에 미래가 없다」고 누가 단정할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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