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는 마치 한국의 대우에 침공당한 것처럼 야단법석이다. 프
랑스정부의 톰슨 그룹 민영화 계획에 따라 대우가 「톰슨 멀티미디어」를
인수키로 하자 벌집을 쑤셔놓은 것처럼 된 것이다. 28일에도 여론조사,
인터뷰 등이 각 신문지면을 도배하다시피 했다. 라디오에는 경제학자가
출연, 열변을 토한다.

내용은 한결같이 『대우는 안된다』는 것. 이들은 대우에 대해 불
어로 「바드감」이라는 표현을 주저없이 쓰고있다. 『싸구려 물건을 만드
는』이라는 뜻이다. 「재정상태의 취약」도 함께 지적된다. 앙드레 지로
전산업장관은 『제2류 업체인 대우에 톰슨을 넘길 수 없다』는 말을 하기
도 했다.

만약 다른 서유럽 혹은 미국기업 중 하나가 톰슨을 인수했다고 해
도 이같은 반응을 보일까. 정명훈을 발탁한 프랑스인도 있지만, 바스티
유에 프랑스인이 아닌 지휘자를 두고 볼 수 없어 그를 몰아낸 정
권도 있는 나라다.

한국인은 대체로 프랑스를 문화국으로 생각한다. 거꾸로 그들이
우리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우리에게 「외국인 눈에 비
친 한국인」이란 소개는 대개 문화적 외국인과 비문화적 한국인이라는 기
본 전제를 갖고 있다. 「어글리 코리안」식의 시리즈물이 대표적 예다.

한달 전 국제현대미술견본시(FIAC)때 명예초청국이 한국이었
다. 그 때 르 피가로지는 한국 작가들이 그림을 팔러 오는 것이 아니라
고 보도했다. 국내 그림값을 높이기 위해 단지 며칠동안 에 그림을
걸어두러 온다는 것이다. 재불 한국 화가들의 분노를 샀으나 대책은 없
었다. 한국 (테제베) 건설의 공기지연이 기술이전에 누를 끼칠 것이
라는 걱정도 있다.말끝마다 기술이전이다. 그러나 한마디로 첨단은 안 올
것이다.

뒤플렉스 등 신세대 기술은 언감생심이다. 한국에 가 구를
때쯤 그것은 구식이 돼 있을 것이다. 이들은 기술은 주되 격차는 유지한
다. 우리는 마치 그것이 안오면 큰일날 것처럼 야단이고, 프랑스쪽은
다 주고있다고 호들갑을 떠는 장면이 연출된다. 요컨대 이 세상에 다른
나라를 「바드감」이라고 말하면서 스스로 「바드감」이 아닐 수 있는 나라
는 없다.

경제건 문화건 마찬가지다. 미국 언론들은 한때 프랑스의 사양을
특집으로 다룬 일이 있다. 테제베,FIAC,톰슨 건에서 우리에 대한 이들의
생각은 충분히 드러났다. 이제 우리가 순진한 「짝사랑」을 그만 둘 때
다. 【김광일·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