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을 읽으면 사랑이 보인다(6) ++++.

"저를 왜 태워주셨죠?".

코코아를 마시며 그녀는 코끝을 찡그리고 물었다.

"힘들어 보여서요".

"제가 낭만적으로 새벽길을 걷고 있었을 수도 있잖아요. 비오는 날은
빗속을 거닐고 싶다라는 식으로요".

"그 정도는 담박에 알수 있습니다. 낭만에 젖어 걷는 사람과 걷는게
괴로운 사람의 모습차이는… 내가 걱정한 것은 그것보다도 은실씨가 날
이상하게 생각할까봐 세울 때 망설였습니다".

"놀랐어요. 다른 때 같으면 당연히 안탔을거예요. 아무리 다리가
아파도 도난차로 밤에 납치 된 사건도 많잖아요. 폭행당할 수도 있고…
그런데 이상하죠. 아저씨는요, 내가 자신 있었어요".

"무슨 자신?"
"화내지 마세요. 아저씨랑 쌈붙어도 이기 자신이 있는거예요".

그는 허허 웃으며 그녀를 장난스럽게 짜려보았다. 호텔 커피숍의
흰커튼으로 떨어지는 빛이 그녀의 얼굴에 신비하게 부서지고 있었다.

"내가 좀 이벙한연기를 잘 합니다. 그렇지만 나같은 남자를 조심해
야 됩니다. 처음엔 작전이거든요".

그녀가 호호호호 하고 건강하게 웃었다. 어젯밤 한마디 말없이 뒷좌
석에 푹 고꾸라지듯 우이동까지 가던 그녀와는 영판 틀렸다.

"아저씨 제법이세요. 재밌는 말도 할 줄 알고…"
"조금 억울하군요. 스물아홉에 아저씨라 불리기엔".

"운전기사랑 군국장병은 영원한 아저씨예요. 나이에 관계없이".

그는 마지막 남은 커피를 다 마시곤 습관적으로 시계를 보았다.

"이제 가셔야죠? 일하시는 시간 뺏아서 죄송. 그치만 오늘 재밌있어
요. 우리집 있는데로 그렇게 과감하게 오실 줄은 몰랐거든요".

"즐…즐거워습니다".

그녀가 테이블위 계산서를 들고 일어설 때 그는 정말 일어서고 싶지
않았다. 아--. 주책없이 커피를 너무 빨리 마셔버린 걸 후회했다. 공
짜로 계속 따라주는 커피니까 한잔 더 마시면 어떻겠느냐는 말이 입안에
서 뱅뱅뱅뱅 소용돌이쳤지만 결국은 점잖을 빼며 일어서고 말았다.

우이동으로 다시 돌아가는 동안 그녀는 조수석에서 즐겁게 떠들었다.

"아저씨 꿈은 뭐예요?"
"꿈…그건 아무래도 언젠간 내 차를 모는 것이지요".

"모범택시 말이죠"
"으음…". 그는 이 장면에서 갈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