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서 공부를 마친 한 유학생부부가 귀국하게 됐다. 알
뜰하게 살았지만 그래도 이삿짐이 제법 많았다. 그 중에 값진 물건은
별로 많지 않았다. 그러나 모두 애틋한 추억이 담긴 것들이었다.

젊은 부부는 정성스레 포장을 하고 짐을 꾸렸다. 마침 그곳에는 한
국에서 손꼽히는 D통운이라는 운송회사의 지점이 있었다. 부부는 잘 다
뤄 달라고 신신 당부를 했다.

그 운송회사 책임자도 걱정하지 말라고 큰 소리 쳤다. 그는 보험금
도 제값을 다 먹이면 비싸질 뿐만 아니라 통관할 때에도 문제가 있을
수 있으니까 적게 기재하라고 친절히(?) 가르쳐줬다.

이삿짐은 에서 부산까지 오는데 일주일이 걸렸는데 부
산에서 서울까지 오는데는 두 주일이 넘게 걸렸다. 그래도 도착한 것만
도 다행이라 생각하고 찾으러 갔다. 그러나 짐짝 하나가 보이지 않았
다. 분실한 모양이니 규정대로 보험료 50달러를 받아가라고 담당직원
이 말했다. 그런 법이 어디 있느냐고 항의하니까 마지못해 특별히 1백
달러로 올려 주겠다는 것이었다.

그 응대하는 자세도 그야말로 짐짝 다루듯 거칠기만 했다. 한마디
사과하는 말도 없었다. 궁리끝에 본사의 홍보책임자에게 「사건」을 고
발했다. 그러나 선처하겠다던 그로부터도 감감소식이었다. 하는 수 없
이 다시 담당직원에게 달라붙었다. 그러자 이번에는 엉뚱하게도 분실
됐다는 그 짐이 처음부터 없었던게 아니냐고 우겨댔다.

그리고는 고소할테면 마음대로 하라는 것이었다. 할 말을 잃고 돌
아서는 눈에 「책임」이니 「친절 봉사」라고 크게 적힌 팻말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