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물 정치인 오자와 이치로랑 신진당 당수. 그가 과연 선거 결과
에 따라 정계은퇴를 결행할 것인가? 오자와 당수는 이번 선거에서 『국민
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할 경우 스스로 책임을 지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하시모토 총리는 『정치가가 물러난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다』며 비판했고, 민주당도 「충격요법에 의한 득표전술」이라고 비
난했다.
지금까지 각종 여론조사는 일제히 「자민당 강세」를 점쳤다. 해산
전 2백11석이던 자민당이 과반수(2백51석)에 육박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
왔다. 이는 결국 신진당과 오자와 이치로의 패배를 의미한다.
이에 대해 오자와 진영은 『자민당에 패배가 곧 정계은퇴를 의미하
는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하고 있다. 그들은 『국민과 약속을 지킨다는
것은 집권당이 돼 공약을 실천하겠다는 뜻』이라며 연립정권 구성을 통한
집권 가능성을 남겨두고 있다.
이론적으로 신진당은 선거에 져도 집권할 수 있다.
자민당이 2백30석 이하로 떨어지고 신진당이 1백90석 안팎을 획득
할 경우, 민주당(50석 안팎 예상)과 손을 잡고 연정을 구성하는 것이다.
자민당의 의석이 더 떨어지면 가능성은 더 높다. 그러나 신진당이 1백80
석 이하로 떨어지고 자민당이 여론조사대로 2백30석+「알파」를 획득할 경
우 신진당은 민주당과 연립을 해도 집권에 필요한 과반수를 확보하기 어
렵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 때문에오자와 진영내에서는 「정계은퇴」의 임계득표점은 1백80석
선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가능성은 93년과 마찬가지로 자민당이 단
독과반수 획득에 실패하고, 신진당 등이 「비자민-비공산연합」을 구성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가능성은 높지 않다.
사민당 등에 「반오자와 정서」가 팽배해 있고, 공산당도 전에없이
선전이 예상돼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만일 오자와의 정계은퇴가 현실화
된다면 정계에는 어떤 변화가 일어날 것인가.
우선 첫번째 시나리오는 그가 물러나서도 「수렴청정」을 계속할 가
능성이다. 그의 「오야붕」 다나카 전총리는 사건으로 정계를 은퇴
하고도 10여년간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했다. 그러나 그 전제는 충실한
「대리관리자」가 있을 때이다.
현재 신진당에는 이런 역할을 해낼 오자와의 후계자나 대리인이 없
다. 더욱이 그가 은퇴할 경우 오자와와 마찰을 빚어온 호소카와-하타
파가 독립해나갈 가능성이 높다. 오자와파 내부의 분열도 불가피하다.
1백여명의 오자와파 의원들중 상당수는 자민당 출신이며, 이들은
「보스」의 부재로 자민당에 재흡수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나카소네-다
케시타 전총리 등 장로 정치인들은 오자와파의 뿌리인 자민당내 구경세회
파벌을 중심으로 「보보연합」을 주장하고 있어 「길잃은」 오자와파에 손을
뻗칠 것이 자명하다.
결국 오자와의 은퇴는 개인의 정치생명은 물론이고, 신진당과 일정
계 전체의 지각변동으로 이어질 전망이다.【동경=이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