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일본 생선업자들에게 한국은 매력만점 시장이다. 올들어 8월
말 현재 한국의 대일활선어 수입액은 1백60억원으로 전년동기에 비해
30%씩 늘었다. 한국특수로 톡톡히 재미를 보는 업종은 그 외에도 많
다. 골프채의 경우 8월말 현재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백70%나 증가
했고 완구, 낚시용구 등도 30%전후의 증가율을 보이고있다.
『왜 일본정부가 시원하게 한-일무역 역조 시정에 노력않는냐.』.
6공말기 한국을 찾았던 미야자와 기이치 당시 일본총리는 한국기
자로부터 힐난조의 질문을 받았다.
그의 대답은 간단했다. 『동경에 사시미 값이 굉장히 올랐다고 한
다. 폭등 이유중의 하나가 한국으로부터 일본생선 수입이 늘었기
때문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한국업자들이 사가는 생선까지 일본정부
가 어떻게 손을 쓰겠느냐는 투였다.
일본에 근무하는 한국상사 주재원들의 한숨 소리가 최근 거의 체
념수준으로 바뀌고 있다. 지난해 어렵사리 회복세를 보였던 일수
출이 올들어 계속 뒷걸음질치고 있기 때문이다. 장기불황의 터널에서
빠져 나오면서 일본의 전체수입이 「황새걸음」으로 늘고 있는데 한국
의 일수출분은 「뱁새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일본시
장에서 한국상품의 「위상」을 살펴보면 사태가 생각보다 심각함을 피
부로 느끼게 된다. 90년대초반 일본수입시장을 거의 1백% 석권했던
한국의 전자레인지는 요즘 50%대로 떨어졌고, 70%이상을 점하던 VTR
은 한자리수(9.9%)로 추락했다.
냉장고, 컬러TV, 가죽가방, 가죽의류 등 대표적인 전략상품들도
최근 4∼5년사이에 시장점유율이 추풍낙엽처럼 떨어졌다. 유명백화점
에선 아예 한국제는 찾아보기조차 어려워졌다. 가끔씩 가격파괴를 내
건 할인매장 한 구석에서 값싼 중국제보다도 푸대접을 받는 「메이드
인 코리아」 의류를 발견할 정도다. 대일무역적자가지난해 1백50억달
러에서 올 8월말 현재 이미 1백20억달러를 넘어선 이유를 알만하다.
지난주 주일한국대사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도 무역적자 문제가
거론됐었다. 의원은 『동남아등 다른 지역에서 기를 쓰고 벌어
들인 수십억달러의 무역흑자를 일본에 털어넣고 있다』며 대책을 마련
하라고 다그쳤지만 모두 당혹스런 표정뿐이었다.
한-일간 무역불균형이 어제 오늘의 이야기는 아니다. 국교정상화
이후 1천2백억달러의 누적적자가 이를 상징한다. 한국돈으로 1백조원
에 육박하는 천문학적 액수다.
『총체적 난국이니, 일무역 해소가 시급하니 떠들면서도 골프채
등 불요불급한 일본제 소비재 수입이 폭증하는 것을 보면 우리국민들
의 정신상태가 의심스럽다.』 실적부진으로 요즘 밥맛까지 잃었다는
한 한국상사원의 푸념이다.【이준 동경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