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청산 60%진행...제도통합 거의 완료 ###.

장벽이 무너진후 독일인들에게 현실적으로 찾아온 도전은 내적통합
을 어떻게 완성하느냐는 것이다. 내적통합은 제도통합, 과거청산, 동
독재건이라는 3가지 방향에서 추진되었다. 제도통합의 경우 헌법, 행정,
사법, 경제, 사회, 사회보장제도, 교육, 군 등 웬만한 분야의 제도정비는
지금까지 거의완료된 상태.

과거청산은 구동독정권의 가해자처벌, 피해자 복권, 미해결 재산문
제 처리 등이 핵심을 이루고 있다. 구 동독공산당 지도부를 비롯한 가
해자 재판과 피해자에 대한 복권및 보상은 지금도 진행중이다. 구동독
정권에 몰수당한 재산반환 관련재판과 보상작업도 지금까지 60%정도가 해
결된 것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다.

문제는 동독재건과 심리적 통합분야. 6년동안 엄청난 서독 돈이
동독으로 흘러갔음에도 만족스런 재건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채 양지역
국민들간에는 심리적 거리감만 더 확대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타나듯 많은 동독인 사이에 「서독인들에게 정
복당했다」는 식의 피해의식이 의외로 깊다. 서독인들은 또 서독인들대로
동독지원 때문에 세금은 더 내는데도 각종 사회보장과 복지는 점점 줄어
짜증스런 표정들이다.

거기에다 구조적인 경기침체에 유럽화폐통합을 이루기위한 정부의
긴축재정까지 겹쳐 전후최대라는 실업자수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지는 최근 이같은 서독중산층의 심리상태
를 대변, 『많은 동독인들이 현재 동독에는 「승자의 정의」만 있지, 패자인
구동독의 법적 시스템과 이상은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말살되고 있다고
불평한다』는 사설을 실었다.

사설은 『아무리 좋다해도 독재정권의 법적 시스템을 단 일부라도
받아 들일 수는 없는 것』이라면서 『구동독인들이 과거 동독독재정권으로
부터 겪은 고초를 점차 잊어가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사설은 『동독인들이 서독을 완전 이해하려면 많은 시간
이 걸리므로 서독인들은 오만하게 보이지 않도록 조심해야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마지막 동독총리였던 로타르 드 메지에르씨는 『통일이후 동독에서
많은 변화와 진전이 있었다는 것을 왜 사람들이 자꾸 잊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시간이 모든걸 해결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불만이 많은
동독인들도 『그렇다면 옛날 공산독재정권으로 되돌아가자는 말이냐』고 물
으면 대부분 『그것은 싫다』는 대답이다.

볼프강 쇼이블레 기민-기사연합 원내의장은 『이런 문제들은 통일이
후 생긴게 아니라 원래 있었던 구조적 문제들이 통일로 인해 더 부각된
것에 불과할 뿐』이라고 말했다.

헬무트 콜 독일총리는 매년 꼬박꼬박 참석해오던 「통일의 날」 행사
에 올해는 참석하지 않았다. 대신 아일랜드 방문길에 올랐다. 이를
두고 여러 해석이 나돌았으나 콜의 측근들은 『총리는 통일후유증 같은 단
어를 가장 싫어한다』고 말한다. 「유럽통합」이라는 원대한 과제를 앞두
고서 일시적 내부불만들을 자꾸 왈가왈부 해서야 되겠느냐는 얘기다.

콜의 지적처럼 독일은 이제 더이상 내부통일문제에 연연하지 않고
「강대국 독일」 「유럽통합을 완성한 독일」이란 쪽으로 방향을 분명히 바꾸
고 있다. 내부통합문제는 일시적 후유증은 있겠지만 그만큼 기초를 다
졌으니 시간이 가면 저절로 해결될 것으로 보는 것이다.

유럽화폐통합을 주도하는 것은 물론, 에 전투병력을 파병
하려하고, 안보리 상임이사국 자리를 당당히 요구하는 것 등이 그 대
표적인 전조들이다. 그래서 통일후유증이 치유되면 될수록 독일의 대
국주의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으로 유럽주변국들은 벌써부터 우려하고 있
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