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보복 협박이후 국방부 주변은 긴장감으로 가득했다. 국방
부와 함참 관계자들은 개천절 휴일인 3일에도 정상 출근, 대책을 논의
하는등 분주했다.
평소와 다름 없이 오전 9시 출근한 국방장관은 장관실 대신
합동참모본부 상황실로 직행했다.상기된 표정의 이장관은 상황실로 들
어서자 마자 미리 대기하고 있던 김동진 합참의장, 임태섭합참차장 등
합참수뇌들과 무장간첩 침투사건과 최근 있은 일련의 북측 위협상황에
대한 정보-작전 담당장교들의 브리핑을 듣고 대책을 숙의했다.
1시간여동안 회의는 어느때 보다도 무거운 분위기. 맨 앞줄에 앉은
이장관과 김합참의장은 가끔 낮은 목소리로 의견을 교환하기도 했고,
배석한 정보-작전참모장들은 브리핑을 들으면서 북측의 속셈을 파악하
느라 정신을 집중시키는 듯한 모습이었다.
윤창로 국방부 대변인은 오전 10시 지하벙커의 상황회의가 끝난 즉
시 메모를 들고 기자실에 들러 회의상황을 발표.그러나 윤대변인은 지
나친 불안감이 조성될 것을 우려한듯 『아직까지 별다른 도발징후는 발
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국방장관은 휴일이라 공식적인 일정이 없자 회의가 끝난 뒤 집무
실을 지키며 전화로 상황실과 참모들로 부터 수시로 보고를 받는 한편,
외무부 등 관계부처들과도 상황정보를 교환했다. 그동안 합참
의 정보-작전 담당 장교들은 두툼한 서류철을 들고 1∼2시간 간격으로
참모장실을 드나들며 북한측의 예상도발 형태를 보고했다.
한 작전담당 장교는 『아직 별다른 이상징후는 없으나 언제 무슨 짓
을 할지 몰라 한시도 긴장을 풀 수 없다』고 말하면서도 대응책에 대해
서는 「노 코멘트」로 일관했다.
주한 유엔군사령부의 한국 장교들도 휴일임에도 불구, 중요 작전-
정보관련 부서 관계자들이 전원 정상출근해 자리를 지켰다. 장성 한미
연합사 부사령관은 오전 10시30분쯤 합참을 방문, 2일 있었던 군사정
전위 회담 상황에 대한 분석과 미국측의 분위기를 전달했다. 연합사의
다른 정보관련 장군 한 명도 서류봉투를 든 채 전투복차림으로 합참정
보본부를 찾아 1시간쯤 이야기를 나누다 돌아갔다.
존 틸럴리 한미연합사령관은 다른 미군들처럼 정상출근, 상황을 주
시하며 여러 채널의 보고를 받았으나 한국군 수뇌들과 만나지는 않았
다.
한편, 북한의 대남보복 발언과 관련, 국지적 도발 가능지역으로 서
해 5도에 대한 특별경계령이 내려진 가운데 전도봉 해병대사령관은 이
날 현지 부대 점검 등 공식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해병대 사령부 지하
벙커에서 참모진으로부터 긴급보고를 받는 등 대응책 수립에 들어갔다.
특히, 서해5도를 관장하는 해병대 6여단은 전장병의 외출과 외박을
금지하는 한편, 백령도는 물론 연평-대청-소청-우도 등 전지역에서 이
상징후가 발견될 지 여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웠다.
< 김기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