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복싱의 「살아있는 전설」 차베스가 수렁에 빠져 있다. 지난 4월
오스카 드 라 호야와에 당한 패배와 고국 멕시코에서의 탈세사건이라는
이중고를 치르고 있기 때문. 특히 생애 두번째 패배의 상처가 채 아물
지도 않은 상태서 전날의 영웅에게 붙은 「파렴치범」이라는 딱지는 그
를 비참하게 만들고 있다.

현재 그는 1백40만달러(한화 11억2천여만원)의 세금을 포탈한 탈세
범으로 집이 있는 고향 쿠리아칸에도 돌아가지 못하는 「도망자」 신세.
오는 10일 조이 가마체와 재기전을 핑계로 훈련캠프를 미국 로스앤젤레
스와 두 곳에 차려놓고 전전하고 있을 정도다.

호야와의 경기야 실력차로 패했다하더라도,「탈세범」이라는 불명예는
차베스로서도 전혀 승복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전
회계관리인 다니엘 비에스카 몬시바이스가 전액을 횡령했다는 것.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자신과 사이가 나쁜 멕시코 정부의 몇몇 고위 관리들이
이 기회를 이용, 자신을 「희생양」으로 삼았다는 해석이다.

그의 프로모터 봅 애럼 역시 『이는 차베스에게 수모와 치욕을 안겨
주려는 사람들의 음모』라고 전제하고 『그러나 차베스는 이 난관을 슬기
롭게 극복할 것』이라고 두둔했다. 따라서 차베스의 당면목표는 「탈세
범」의 멍에를 벗는 일. 차베스는 우선 가마체와의 파이트머니 1백50만
달러를 몽땅 멕시코 정부에 헌납할 예정이다. 다음으로는 두어차례
경기를 더가진 뒤 내년 4월쯤 호야와 리턴 매치를 갖는 것. 현재 97승
2패1무(79KO)로 1백승까지 세차례의 승리를 남겨두고 있는 차베스는 호
야를 1백승의 제물로 삼아 명예회복과 함께 은퇴할 각오다.

그는 최근 『나는 새삶을 시작하고 싶다. 과거의 차베스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호야를 꺾어야 한다. 그를 다시 만나면 1회전에 KO시
키겠다』며 강한 의욕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