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대통령은 워싱턴에 가고 싶지
않았다. 얻을 게 별로 없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미루던 끝에 도착도 베
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보다 하루 늦었다.
미대통령의 「강요」에 의해 어쩔 수 없이 비행기에 오르기 직
전 그는 말했다. 『우리는 많은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 이스라엘이 오슬
로 평화협정만 준수해 달라는 것이다.』 최근 봉기로 주민 60명이 「순교」
했다. 이들이 흘린 피의 대가를 얻지못하는 한 그의 입장도 사면초가가
되기 십상이다.
사실 평화협정 체결로 아라파트는 무장투쟁을 포기했다. 이스라엘이
정하는 조건 아래서 살 것을 받아들였다. 이는 수년내 팔레스타인이 독
립국가가 된다는 희망때문이었다. 그런데 네타냐후는 이를 거절, 그의
꿈을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그는 지금 정치적 생명을 걸고 있다. 이스라엘의 양보를 얻지 못하면
지도력은 벼랑에 몰린다. 시위 계속땐 사태 장악력도 잃게 된다. 협상에
빨리 응하면 봉기의 결실을 거두는 데 어려움도 있다.
『아라파트의 선택은 제한돼있다. 이스라엘이 헤브론 철군 등 기존합
의 이행에 나서지 않는 한 과격노선밖에 없다』( 중동특사 테르예 라
르센). 워싱턴 회담은 팔레스타인의 미래 못지 않게 아라파트 개인으로
서도 큰 도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