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하고 고달픈 정면 도전 길 선택

:PK·수도권 믿고 『후보는 나뿐』

:YS에 대권 아니면 킹 메이커 요구할들

:민정계 표와 후보 합종연횡에 기대

:갈수록 떠오르는 무서운 강자

:자신을 버리고 대선 가도 주도권 장악

:YS 정치판 개혁에 기대 걸며 자신감

:야망 간단치 않으나 실현 가능성 낮을 듯


의 차기 대통령후보군으로 오르내리는 이른바 「대권 구룡」을
한 정치인은 「친자」와 「서자」, 「양자」의 3그룹으로 분류했다. 친자란
세 사람이다. 당총재인 대통령의 직계인
민주계출신이라 김 대통령에게는 친자나 다름없다는 뜻이다. 서자는 이
젠 찬밥신세가 된 민정계출신의 을 일컫는 말이다. 양자
란 네 사람, 즉 당 밖에서 영입해 들인
인사를 가리키는 말이다. 이 정치인은 이 3그룹 중 대통령후보로 뽑힐
가능성이 가장 많은 그룹으로 양자 쪽을 꼽았다. 물론 김 대통령으로서
는 친자 쪽에 가장 애정을 느낄 수 밖에 없는 것이 인지상정. 그러나
친자나 서자로 만족할 수만 있었다면 왜 양자를 들였겠느냐는 논리다.

이는 물론 진반농반의 자의적 분석일 뿐이다.

정가와 시정에는 의 대통령후보군들을 둘러싼 이같은 자의적
분석과 각종 추측, 설들이 끊임없이 생산·소멸되고 있다. 누가 여
권의 대통령후보가 될 것이냐에 그만큼 정치권 안팎의 관심이 집중돼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같은 현상은 본질적으로 우리의 정
치현실이 국민적 관심사항을 정상적인 통로로 해갈시켜 주지 못하는 데
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의 대권주자로 꼽히는 이른바 「대권 구룡」중 대권도전의사를
공식으로 밝힌 사람은 아직 아무도 없다. 이들은 한결같이 『현시점에서
의 대권논의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이와
정반대다. 언론에는 이들 중 누가 대권을 위해 어떻게 뛰고 있고, 누구
는 어떤 말을 해 대권도전 의사를 시사했다는 「사실 보도」들이 거의 하
루도 거르지 않고 지면을 장식하고 있다. 대권논의 엄금령을 내려놓고
있는 의 눈치를 살피느라 대권주자들이 겉과 속이 다른 행보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간조선이 대권주자들을 상대로 「탐험인터뷰」를 시작하게된 까닭도
여기에 있다. 함부로 입을 열 수 없는 여권 대권주자들의 속생각을 한
거풀이라도 더 벗겨냄으로써 독자들이 진실을 직접 판단할 수 있게 해
보자는 취지였다.

탐험인터뷰는 그동안 김
덕룡 의 순으로 진행됐다. 「구룡」 중 현재 당인이아닌
국무총리를 제외한 8명 모두와의 인터뷰가 이루어진 것이다. 여권 대권
주자 전원을 상대로 연쇄 인터뷰를 시도한 것은 주간조선이 처음이었다.

그래선지 연쇄 인터뷰는 별다른 어려움없이 성사돼 나갔다. 다만 「연내
함구」를 선언했던 고문의 입을 여느라 까지 추적하는데
애를 먹은 정도였다.

인터뷰에 응한 8명은 모두 화려한 경력을 쌓아온 각계의 원로 내지는
리더급 인사들. 그 출신, 성장배경이 다르듯 인터뷰에 임하는 스타일은
물론, 앞으로 대권도전과 관련 취해나갈 노선과 지향점에 이르기까지
「8인8색」이었다.

상임고문은 답변 한마디 한마디의 표현과 의미에까지 신경을
쏟는 신중파였다. 그러나 그는 어떤 질문에도 우회하지 않으려는 특유
의 꼿꼿한 자세를 견지했다. 고문은 함구파라고 할 수 있을 정
도로 지나치게 속마음의 표출을 꺼려했다. 상임고문은 평소대로
털털하고 시원시원 하면서도 「모범 답안」을 설정, 절대 그 선 밖으로는
넘어가지 않으려는 계산적 행동을 보였고, 상임고문은 언제나
그러하듯 모노드라마의 주인공처럼 차치고 포치며 좌충우돌하는 자유분
방형이었다. 정무1장관은 철저한 자기 논리로 무장된 갑옷 속에
서야망의 발톱을 드러내는 야심파로 느껴졌고, 경기도지사는 여
기에 당돌함(?)까지 더한 「리틀김덕룡」 스타일이었다. 상임고문
은 유연한 가운데 불현듯 응어리가 솟구쳐 오르는 용암형 같았다. 반면
대표는 「무심타자」 라는 간판 그대로 어떤 질문에도 자신의 생
각을 물흐르듯 풀어놓는 자연주의형 정치인이였다.

8인의 주자들의 공통점은 정도의 차이가 있긴 하나 모두가 지나칠 정
도로 대통령을 의식, 극히 말조심을 했다는 점이다. 말조심의
극치를 이룬 부분은 바로 탐험인터뷰의 가장 핵심이었던 「대권도전 여
부」에 관한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결론부터 간추려 보면 직·간접적으로 강력한 대권도전 의지를 비친
사람이 고문· 장관· 지사 3명, 대권도전의지는
분명하나 언급을 유보한 사람이 · 고문 2명이었다. 최형
우 고문은 자신의 진퇴를 포함한 모든 문제를 YS와 협의 결정하겠다는
자세를 취했다. 대표는 평소 얘기대로 현재로서는 대권도전의사
가 없음을 재확인했고, 고문은 「비영남권 후보론」을 제기, 사실
상 도전포기 의사를 비쳤다.

직접화법이나 다름없을 정도로 노골적으로 도전의사를 밝힌 주자는
역시 고문이었다. 그는 『다음 기회가 있으리라는 생각은 금고속
에 집어넣고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서
스럼없이 이야기 했다. 그는 자신이 대통령후보로 선출될 경우에 내세
울 이른바 「 플랜」까지 만들어놓고 있었다.

솔직히 말해 그가 김 대통령으로부터 「후보 낙점」을 받으리라고 생각
하는 사람은 당내에 별로 없는 게 사실이다. 그 이유와 과정이야 어떠
했든 정치적으로 「친YS」와 「반YS」 대열을 왔다갔다 했던 그를 과연 김
대통령이 깊이 신뢰하겠느냐는 의문 때문이다. 설혹 자유경선이 실시된
다 해도 그가 당선되리라고 생각하는 사람 또한 별로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만만했다. 김 대통령으로부터 마치 「내락」을 받은
것 처럼 보일 정도였다.

무얼 믿고 이렇게 큰소리를 칠까? 그가 가장 믿는 구석은 자신이 「PK
(부산·경남)출신에다 수도권 인물」이라는 점이었다. 지역구도상 어차
피 수도권과 영남표를 최대로 끌어모을 수 있는 사람을 후보로 선택하
지 않을 수 없을 것이고, 그렇다면 적임자는 자신 뿐이라고 확신하는
것 같았다. 자신의 「대중적 인기」도 큰 무기로 생각하고 있었다. 「대권
논의 금지」의 커튼이 걷혀지면 총알처럼 무대로 튀어나갈 첫 주자는 바
로 그 일 듯 했다. 고문은 대권도전의사와 관련해서는 『아직 그
단계까지는 가지 않았다』는 선에서 한걸음도 더나가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대권도전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 돼있는 것 같았다. 그의 머리 속
에는 대권과 관련한 어떠한 질문에 대한 답변도 이미 잘 정리 정돈돼
들어있었다.

대권을 공략하는 그의 방향도 확실했다. 「YS 찬양」과 「머리 굽히기」
로 낙점을 받겠다는 생각은 결코 아닌 것 같았다. 조심스럽고 신중한
표현이기는 했지만, 그는 다른 후보들과는 달리 그는 현 정권의 문제점
을 지적하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그는 지금의 문민정부가 권위주의에서
민주화 완성으로 가는 「과도적 정부」라는 시각에서 출발하고 있었다.따
라서 아직도 국정 모든 분야에 가부장적 권위주의적 행태가 잔존해 있
고, 앞으로 이를 바로 잡아나가는 것이 과제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다
른 주자들은 감히 입밖에 내지 않고 있는 말들이었다.

당내 지지 기반도 취약한 그가 이같은 입장에 섰다는 것은 곧 명분과
대세를 몰아 필마단기의 정공법으로 도전하는 험하고 고달픈 길을 선택
했음을 암시해 주는 것이기도 하다. 그가 넘어야할 가장 큰산이 바로
「거산」, 김대통령임은 물론이다. 대권도전을 향해 당내에서 가장 빠른
걸음으로 달리고 있는 고문은 인터뷰에서 생각과는 달리 『YS와
합의가 되면 도전을 포기할 용의도 있다』 『구질구질하게 정치를 하고싶
지는 않다』 는 뜻밖의 답변들을 쏟아냈다.

그의 답변의 「핵심」은 『정권재창출을 위해서는 어떤 환경에 따라 대
통령과 협의·협력해야할 일이 생긴다면 사적인 욕심은 버릴 수 있다』
는 말이었다. 「사적인 욕심은 버릴 수 있다」라는 말은 「사적인 욕심을
가지고 있다」, 즉 대권도전의사를 가지고 있다는 뜻임이 명백했다. 「어
떤 환경에 따라」라는 말은 「대통령이 자신의 대권도전을 탐탁치 않게
생각하거나 반대할 경우」를 상정한 것이며, 「대통령과 협의·협력해야
할 일이 생긴다면」이란 표현에는 「대권에 도전하려는 내 생각에 끝내
대통령이 반대한다면 나와 협의해서 차기 후보를 정하자」는 메시지가
담겨있는 말로 해석됐다. 한마디로 대권도전 아니면, 킹메이커를 달라
는 뜻 같았다.

그가 이처럼 「킹메이커」로의 퇴로를 열어둔 것은 대통령의 뜻을 따르
지 않을 수 없는 「민주계의 태생적 한계」 때문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세평이야 어떠하든 뒤늦게 컴퓨터를 배우고, 정보화사회를 외치며, 교
수 등 각계 전문인사를 만나 「과외수업」까지 받고 있는 그의 열정으로
미루어 쉽게 대권도전 포기장에 도장을 찍을 것 같지는 않았다.

언행 양면에 있어 극히 신중한 고문은 오래전부터 「때를 기다
려온 사람」이다. 그는 이미 지난 2월 지구당 의정보고서에서 『이제 조
국과 민족을 위한 더욱 큰 길에 나서려 한다』고 선언, 대권도전의사를
분명히 한 바 있다. 그러나 당내의 기류가 「대권논의 자제」라는
쪽의 분위기에 휘감기자 또다시 「기다리는 사람」으로 돌아간 입장에 서
있었다.

그는 지금은 소수가 되어버린 민정계 출신이라 김 대통령의 낙점에
큰 기대를 걸 수는 없는 위치다. 그는 인터뷰에서 『자유경선은 너무도
보편적인 원칙』이라며 실질적인 완전 경선을 주장했다. 이는 곧 그가
기다리는 것은 바로 경선 무대라는 뜻이다. 그는 사실상 민정계 출신의
유일한 대권주자이다. 민정계는 과반수에는 못미치지만 그 세력은 아직
무시할 수 없는 숫자이다. 그는 또 평소 무던한 대인관계와 의리를 중
시하는 인간성 때문에 적이 별로 없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그가 기다리고 있는 것은 민정계 표의 결집과 후보들간의 합종연횡 상
황인듯 했다. 이 경우 적이 없고, 배신할 가능성이 적은 그에게 기회가
몰려올 가능성이 적지않다는 생각을 하고 있음직하기 때문이다.

그가 다시 수면 속으로 들어간 것도 따지고 보면 이같은 대세 판단에
의한 것으로 보여졌다. 「최후의 순간」을 위해 어떤 대권주자와도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할 필요성이 있는 그로서는 미리 나서 설칠 하등의 이
유가 없다는 계산을 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정무1장관은 평소 자신의 속마음을 좀체 드러내지 않는 인물
이다. 대권도전문제와 관련해서는 더더욱 그렇다. 그러나 기자는 인터
뷰 내내 김 장관보다 강렬하게 대권에의 꿈을 키우고 있는 인사는 없을
것같다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그는 답변 첫머리부터 미국, 중국, 일본 등 세계 각국의 예를 들어가
며 「젊은 지도자」 선택론을 설파했으며, 「정치적 꿈」을 묻는 질문에는
『나라를 세계의 중심에 우뚝 세우는 큰 정치를 한번 해보고 싶다』고 거
침없이 답변했다. 그는 또 앞으로의 행보와 관련, 『필요한 일이라면 그
길을 회피하거나 우회하지 않고 당당히 가겠다』는 말로 결의를 펴보이
기도 했다. 그가 대권도전의 꿈을 성취하기 위해 통과해야할 관문은 크
게 보아 두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째는 김 대통령의 OK 사인이다. 김
대통령의 「분신」인 그로서는 대통령의 의사에 좋든 싫든 따르지 않을
수없는 처지이다. 둘째는 여권내의 호남출신이라는 불리한 지역적 여건
의 극복이다. 둘다 결코 쉽지 않은 난제들이다.

그러나 그는 의외로 자신감에 차 있었다. 그는 YS가 고질적인 지역분
할구도를 청산하고 세대교체를 실현할 수 있는 인물을 당의 대권후보로
선출하는 방법으로 정치판 개혁을 하게 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쉽게 말해 YS는 「비영남권」 출신의 「젊은 인물」을 차기 후보로 뽑을 것
이라는 얘기다. 바로 자신을 상정한 말 같았다. 평소 언행이 극히 조심
스런 김 장관이 이같이 자신에 찬 언급을 하게 된 배경이 못내 궁금하
다.

유일한 40대 주자인 지사의 「야망」도 결코 간단치 않아 보였
다. 그 또한 『누구에게도 대권 기득권은 없다』며 김 장관처럼 「젊은 지
도자」론을 소리 높여 제창했다. 그는 『김 대통령이후 어떤 리더십이 등
장하는 가에깊은 관심이 있다』는 점을 몇차례씩 강조했으며 나아가 『당
인의 한사람으로서 때가 되면 여러가지 제 역할을 할 생각』이라고까지
답했다. 그러나 제반 여건으로 미루어 그의 「야망」이 실현될 확률은
「대권구룡」 중 가장 낮지 않겠느냐는 것이 당내의 대체적인 분석들이다.

YS의 낙점이 없는한 그가 대권후보로 선출될 가능성이 거의 없는데다,
설혹 YS가 그에게 낙점한다해도 엄청난 당내 반발에 직면하게 될 것이
불을 보듯 명백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고문은 『내년초 나의 대권도전여부를 밝히겠다』고는 했지만
사실상 대권도전을 포기한 것으로 정가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주간조선
과의 탐험인터뷰에서 자신의 고민 형식을 빌어 첫 개진한 「비영남후보
론」이 곧 자신의 대권도전 포기 및 비영남출신 후보 지원 선언이라는
해석이다. 의 마우이섬에서 마주했던 기자의 느낌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의「비영남후보론」은 결코 우연히 나온 생각이 아니었
을뿐 아니라, 그의 머리 속에는 이미 누구를 밀 것인가 하는 생각까지
정리돼 있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는 당내에 파문을 몰고올 것이 뻔한 「비영남후보론」을 왜 때이른
시기에 개진했을까. 그 이유를 기자도 그에게 물은 바 없고, 그 또한
기자에게 설명한 바 없다. 그러나 「비영남후보론」이 보도된 이후 그동
안 잊혀져 갔던 그의 존재와 가치의 중요성은 하루 아침에 되살아났다.

뿐만 아니라 『차기 대권까지 영남이 차지하면 41년씩이나 정권을 잡게
된다』는 그의 발제는 대권가도 초입의 판세를 바꿔놓을 만큼 적지않은
공감을 불러일으킨 것이 사실이다. 김 대통령 또한 「비영남후보론」을
뒤집을 만한 논리를 개발하지 않고서는 영남후보를 내세우기 어려운 형
국이 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 정권 탄생의 일등공신이면서도 소
외돼 있는 그가 노린 것도 이같은 「주도권」이 아니었을까 싶다.

대표는 8인의 주자중 유일하게 대권도전의사가 없음을 처음부
터 분명히했다. 그러나 만약 김 대통령이 이 대표를 차기 대권후보로
지목하면 어떻게 될까. 그와의 인터뷰에서 받은 느낌은 일반인이 느끼
고 있는 상식과 다를 바 없었다. 남들처럼 대권을 향해 뛸 생각은 없지
만, 대통령이 강력히 권유한다면 고사할 입장에 있지도 않고, 마다할
이유도 없고, 받아들일 용의도 있다는 것이었다.

『NO할 것은 단호히 NO해야 합니다』 『정말 중요한 일에 관해서는 확고
한 입장을 취할 준비가 돼 있습니다』 『강한 리더십은 책임지겠다는 각
오에서 나옵니다. 책임에 대해 항상 신경을 쓸 겁니다』 그의 유연한
자세를 들어 리더십이 약하다고 비판하는 세력들에대해 반론을 펴듯 던
진 그의 이같은 답변들이 바로 그 증거처럼 생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