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1장 파산(12) =======.

『끄… 끄으윽!』.

막삼은 숨이 콱 막히는 바람에 고통의 신음을 흘렸다. 호흡이 막힌 것은
둘째치고, 목젖이 온통 뜯겨져 나갈 듯한 고통으로 인해 도무지 정신을 차
릴 수가 없었다.

아무리 발버둥치며 벗어나려 해도 소용이 없었다. 사나이는 단지 엄지와
검지만으로 그의 목젖을 움켜쥐고 있을 뿐이었는데 막삼은 두 다리가 허공
에 뜬 채 대롱거리고 있었다.

사나이, 강위는 얼굴 근육을 씰룩이며 괴상하게 웃었다.

『현상금 삼천 냥이 탐나서 날 쫓아왔느냐?』
『끄… 끄으!』.

막삼은 뭐라 말하려 했지만 말이 나오지 않았다. 숨이 턱턱 막히고 정신
이 아득하기만 했다. 그 바람에 이마에 푸른 심줄이 툭툭 불거지고 얼굴이
시퍼렇게 죽어갔다.

『후후후… 좋아. 네 운이 얼마나 좋은지 한번 시험해 보자. 지금 즉시
관부로 가서 전해라. 내가 왕경산에 숨어 있는 걸 봤다고 해라. 내가 잡
히면 넌 삼천 냥을 벌게 될 것이다.』.

강위는 막삼의 귀에 대고 부드럽게 속삭였다. 막삼은 여전히 두 발이 지
면에서 뜬 채 허우적대며 그의 음성을 들었다.

『왜 이런 기회를 주는지 아느냐?』.

막삼은 거의 기절할 지경이었다. 그러나 경황 중에도 그는 사나이의 뜻
을 이해할 수 없었다.

『후후… 그건 네 인생이 너무나 불쌍해서다. 점소이 생활 이십 년이 넘
도록 네가 가진 게 무엇이냐? 비단옷 한 벌이라도 있느냐? 장가는 갔느냐?
아니면 그럴 듯한 계집과 유람이라도 한번 해 보았느냐?』.

발바닥이 지면에 닿았다. 목젖을 조르는 손가락 힘이 약간 늦추어 졌는
지 막삼은 비로소 가늘게 숨을 쉴 수가 있었다. 갑자기 눈물이 핑 돌았다.
강위의 말을 듣는 순간 한스런 자신의 인생이 떠올라 그만 울컥하는 슬픔
이 치밀었던 것이다.

그렇다. 점소이 생활 이십 년에 남은 것이라고는 먼지밖에 없었다. 서
른이 넘도록 성가도 못했고, 인생의 낙이라고는 오직 한가한 시간에 마굿
간에 숨어 낮잠을 자거나 하인배들과 어울려 구리돈 몇 푼을 걸고 투전하
는 것이 고작이었다.

강위의 가라앉은 음성이 다시 귓전에 흘러 들어왔다.

『하지만 명심할 것이 있다. 만에 하나 내가 이런 말을 해준 걸 밝히면
관부에선 도리어 널 의심할 것이다. 그러니 그냥 우연히 발견했다고만 말
해라. 우연히… 말이다. 알겠느냐?』
『네… 네….』.

막삼은 전신이 후줄근하게 땀에 젖은 채 대답했다. 그 순간 목젖을 조이
던 힘이 사라졌다. 그러자 막혔던 숨을 길게 토해져 나오며 그는 격렬한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쿨럭쿨럭…쿨럭!』.

얼굴이 시뻘개진 채 한동안 기침을 하던 그가 간신히 진정하고 고개를
들었을 때, 상대방은 어느 새 사라지고 보이지 않았다.

「꾸… 꿈이었단 말인가?」.

분명 꿈은 아니다. 목젖이 아직도 화끈하게 아린 걸 보면 현실임이 분명
했다. 갑자기 막삼은 꽥! 비명을 지르더니 냅다 도망치기 시작했다. 최
소한 이 순간만큼은 삼천 냥이고 삼만냥이고 간에 아무 생각도 없었다.

그저 공포로부터 달아나는 것만이 최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