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사람막고 `배짱공사'...행정관청 묵인속 `후진국형 풍토' ###.

지하철등 각종 시설을 공사중인 건설업체들이 대로를 막무가내로 점령
한 채 공사를 강행하고 있어 시민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다. 자재 야적장
으로 탈바꿈한 도로와 인도, 죄라도 지은 듯 불편을 감수해야하는 시민,
돌출한 위험물을 피해 곡예운전을 벌이는 승용차들…. 도심 내-외곽과 심
지어 학교앞도 아랑곳 없이 마구잡이로 진행되는 후진국형 건설 풍토는
행정관서의 무관심 속에 일상적인 풍경처럼 자리잡고 있다.

10일 오후 마포구 염리동 지하철 6호선 6-5공구. 공덕로터리에서 용
강초등학교 정문에 이르는 7백m구간의 왕복 6차선 도로중 2개 차선은 H빔,
상하수도관, 가스통 차지였다. 심지어 동도공고 건너편 도로 20평 가량은
공사용 차량과 관계자들의 승용차용 주차장으로 변해 있었다. 마포대교,
용마로, 만리동길, 아현로 등 4개 방면에서 밀려든 수백대의 차량이 뒤엉
켜 날리는 뿌연 흙먼지를 행인들은 고스란히 뒤집어쓰는 것은 물론 움푹
패인 공사장을 피해 오가야 했다. 매일 등교길에 횡단보도를 이용하는 김
창식군(용강초등교4)은 『도로 곳곳에 패인 구멍으로 빠진 친구들이 많다』
며 『아침에는 부모님, 오후에는 선생님이 데려다 주신다』고 말했다.

송파구 올림픽공원 평화의 문앞 8차선 도로는 아예 장애물 코스. 도
로 한가운데 설치한 안전판을 중심으로 양쪽에서 오는 차들이 우회하고
있지만 1차선 도로로 직진하던 차량들이 갑자기 삐죽 튀어나온 철근을 발
견하고 급브레이크를 밟는 모습이 10분동안 27대나 목격됐다. 그렇지만
시공회사인 진흥기업의 관계자는 『완공 예정일이 1년이나 지났지만 서울
시청과 송파구청등에서 자꾸 지연시켜 제때 공사를 끝내지 못하고 있다』
고 말했다.

이곳에서 가까운 풍납동 사거리도 사정은 마찬가지. 8호선 11공구를
맡은 신성기업은 아예 4개차선을 점거한 채 도로를 자재창고로 사용하고
있었고, 강남구청∼경기고에 이르는 진흥아파트 앞에는 공사도 하지 않는
데 건축자재가 파란 비닐에 덮여 방치돼 있었다.

도심 한복판 세종문화회관 뒤 지하철 5-23공구는 아예 인도가 없다.
지하철공사장에 쓰일 보도블록, 70㎝ 가량의 경계석, 모래주머니 등이
3m도로를 점령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차량 2대도 빠져나가기 힘들만
큼 길이 좁아 내자동, 도렴동, 적선동쪽에서 광화문쪽을 오가는 행인들은
세종문화회관 주차장이나 공사장을 아예 우회하고 있다. 한정훈씨(30·여
행사직원)는 『차를 피해 간신히 빠져나가고 나면 도대체 이곳에선 사람이
먼저인지 차가 먼저인지 분간이 안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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