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영기업은 세계 공통의 골칫거리다. 유럽도, 아시아국가도, 사
회주의에서 자본주의로 옮겨가는 중국에게도 국영기업은 경제의 발목을
쥐고 있는 고름덩이 같은 존재다. 의 국영기업은 그러나 골칫
덩이가 아닌 국가재정을 살찌게하는 금광맥이다.
국영기업인 「 우편」(New Zealand Post)의 경우 94년 「올해
의 기업」으로 뽑힐 정도다(들로와 회계법인). 우편은 세금을
끊임없이 집어삼키던 「공룡」이었다. 적어도 우편의 전신인 체
신청 시절에는 그랬다. 87년에만 적자보전에 3천만 달러(약 1백
70억원)를 지원받았다.
그러나 정부부처에서 「국영기업」으로 바뀌고 경영혁명에 돌입하자,
공룡은 최우수 기업으로 1백80도 달라졌다. 리차드 프레블 전 체신청
장의 회고다.
『청장인 내게 배달된 소포는 언제나 3층에서 창문밖 아래로 패대기
친것처럼 망가져 있었다. 직원에게 이유를 물었다. 그의 말이 실제로 소
포는 분류된 뒤 3층에서 1층으로 떨어뜨려 내려 보낸단다. 어처구니가
없었다.』.
우편이 수술칼을 받은 것은 87년 체신청이 해체되고 국영
기업으로 떨어져 나오면서이다. 체신청은 정부가 비대한 국
영기업과 정부부서의 「몸집 줄이기」를 위해 수술을 한 첫 환자였다.
체신청은 기능에 따라 3개의 국영기업으로 분리, 해체됐다. 우편
예금 부분은 「 우편은행」, 전신전화는 「텔레콤」으로, 그리고 순
수 우편기능은 「 우편」으로 독립됐다. 전화는 물론, 우편과 예
금도 묶어둘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었다. 우편기능만으로 독립한 「뉴질
랜드 우편」은 즉각 2단계 수술에 돌입했다.
우선 국영기업체장=전직고위공무원 혹은 정치인이란 등식을 깼다.
민간 전문경영인을 사장으로 영입해온 것이다. 엘마 토임 현 사장은
「호주 텔레콤」에서 스카우트했다. 재경담당 브라이언 니드햄 부사장은
기업에서 30년이상 잔뼈가 굵은 비즈니스맨이다. 전문 경영
인은 「기업식」으로 국영기업을 몰아갔다. 비효율적인 점포와 인력 정
리 등 감량경영에 착수, 우체국 점포 1천5백곳중 4백곳을 하루 아침에 닫
았다. 직원 1만2천명중 30%를 내보냈다.
또 특수우편물 배달과 자산관리는 별도의 자회사를 세워 업무의 효
율성을 높였다. 리엔지니어링 성과는 놀라울 정도다. 국영기업으로
전환한 다음해인 88년운영수지가 단숨에 흑자로 돌아섰다. 전년도의
3천만 달러 적자에서 7천2백만 달러의 흑자(세후)를 기
록한 것이다.
인플레율을 웃돌던 우편요금의 상승도 멈췄으며 지난해는 오히려
떨어졌다. 「 우편」의 경영혁명은 국영기업 쇄신의 극히 일부분
이다. 는 87년부터 정부부처가 직접운영하던 사업은 국영기업
으로 만들고, 민간이 운영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고 판단한 국영기업
과 정부사업부처는 매각처리했다.
국영방송국은 「 TV」로, 산림청은 「 임업」,
은 「메트서비스」 등 국영기업으로 간판을 바꿔달았다.
「철도청」과 「국립병원」 「정부 간행물 인쇄소」 「국립영화 촬영소」
「항만청」 총무처 산하의 「국가전자계산소」 「 텔레콤」은 민간에
팔아넘겼다.
조달청은 해체됐다. 각 부처가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는 게 효율적
이라는 새 원칙때문이다. 개혁의 결과, 세금을 삼키던 「공룡」들은 황금
알을 낳는 「거위」로 탈바꿈했다.
재정에 한푼도 보태지 못하던 국영기업들은 주주인 정부에 5억3천
7백만달러(92년)의 수익금을 배당했다. 또 비슷한 액수의 세금 수입을
정부에 올려줬다. 국영기업과 민영화된 기업들은 더 나은 품질의 서비
스를 제공하게 됐다. 개혁전과 비교해 전기의 경우 요금이 13%, 비용은
25%나 줄었다. 직원 1인당 발전량도 71% 상승했다. 통신의 경우 요금이
20%나 내렸다. 철도는 운임이 50% 하락했고 항만은 인력이 절반으로 줄
었으나 이용료는 20∼50%가 줄었다.
싼 전기요금, 전화료, 교통료는 산업의 경쟁력과 국제경쟁력을 결
정하는 기본요소이다. 전문경영인에 의한 국영기업운영, 효율이 떨어지
는 국영기업의 민간 매각은 국가경쟁력을 수직으로 끌어올렸다. 국영
기업도 발상을 바꾸면 애물덩이에서 귀염둥이로 달라진다는 것을 뉴질랜
드는 세계에 증명하고 있다.【웰링턴=최준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