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백건우씨의 명동성당연주회(2-4-6일)가 장안의 화제를
모았다. 메시앙의 「아기예수를 바라보는 20개의 시선」 전곡을 2시간 30분
여 완주한 이번 연주회는 전석매진을 기록한 것은 물론, 추기경을
비롯한 성직자와 음악인, 일반청중들에게 뜨거운 감동을 선사했다. 특
히 둘째날에는 음악인 뿐 아니라 총리-부총리부인, 저명영화인, 학자등
장안의 문화인들이 명동성당을 가득메워 백씨의 열연에 기립박수를 보냈
다. 백씨의 4일밤 연주를 들은 중진피아니스트 장혜원씨(이대음대학장)
의 감상기를 싣는다. .
지난 4일 명동성당에서 있었던 백건우의 피아노연주회에 갔었다. 프
랑스의 대표적 20세기 작곡가중의 한사람인 올리비에 메시앙(1908∼1992)
의 피아노곡 「아기예수를 바라보는 20개의 시선」 전곡완주의 두번째날 무
대였다. 예상했던 대로 그 넓은 성당은 높은 수준의 청중들로 입추의 여
지없이 가득 찼다.
그것은 대작의 전곡완주라는 이벤트적인 면에서 뿐아니라, 평소에
음악에 대한 백건우의 진한 열정과 진실됨을 모두가 높이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특히 이번 연주회는 일반 공연장이 아닌 대성당이라고 하는 종교적
인 공간에서 개최됐다는 데 또 하나의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명동성당은 이 작품의 종교적인 내용과도 잘 어울리고 연주자와 청
중이 밀접하게 호흡할 수 있는 좋은 장소였다. 되울림(에코)이 좀 있었으
나, 곡의 내용을 전달하는 데에는 오히려 효과적이었다.
깊은 가톨릭신앙속에서 인간과 자연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고자 했
던 메시앙의 음악은 무엇보다도 다양한 음의 색채, 즉 화성과 이국적인
리듬, 자연의 새소리와 같은 모든 소리를 중요시했고, 또 끊임없이 탐구
하였다. 그리하여 메시앙만의 독특한 음악을 확립했다.
「아기예수를 바라보는 20개의 시선」은 메시앙의 음악적 특징을 거
의 다 내포하고 있으며, 메시앙자신의 깊은 신앙을 피아노라는 악기를 통
해 표현한 곡이다. 그러기 위해 메시앙은 피아노를 가장 적합한 악기로
생각했다.
그는 피아노를 오케스트라와 같은 악기로 간주했고, 또 그러한 음
량과 음색을 원했으며, 실제로 이곡에서는 여러 종류의 악기의 묘사를 직
접 악보에 지시하고 있다. 이곡에서 묘사되는 각종 새소리외의 악기로
는 종-오보에-타악기-북-트롬본-실로폰 등이 있다. 또한 곡명에서 말하는
시선은 「명상」이라고 하는 철학적 의미를 갖고 있다.
백건우는 이곡을 통해 피아노로 표현할 수 있는 모든 음악적 요소
를 다 표출해주었으며, 다채로운 오케스트라음향의 세계로 우리를 이끌어
갔다.
또한 무박자적인 리듬, 첨가리듬 등의 복잡한 리듬을 날카로우리만
큼 멋지게 연주하였다. 그리고 적절한 페달사용에 의한 다채로운 음색의
변화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성당을 압도하는 대단한 울림의 포르테시
모는 온몸의 무게를 이용한 백건우의 타건에서 가능했다. 손가락의 힘으
로는 그러한 탄력있는 음향을 낼수가 없다. 백씨는 발끝부터 몸전체의 무
게와 정신을 한데 모아 건반에 부딪치게 하는 기법으로 최대한의 음량을
쏟아내게 하였다.
메시앙이 『나는 음악을 듣고 작곡할 때 움직이는 색채를 본다』고
말했듯이 음색의 다채로움은 백건우의 음에 대한 깊은 연구와 음악에 대
한 그의 철학적 사고와 타고난 예술성에서 온 것이라고 본다.
곡해석에 있어서는 각 곡마다 내포된 신앙적 의미와 사랑을 밀도있
는 리듬적 긴장감과 폭발적인 격렬함, 오묘한 음색 등으로 마음껏 표현하
였다.
대성당안에서 청중은 두시간이상 모두 하나가 되어 백건우를 통해
아기예수를 바라보는 20개의 시선을 보았다. 이번 백건우의 연주회는
기억속에 오래남을 매우 감동적인 음악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