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느닷없이 세상을 떠난 가수 김광석이 생전 소극장 라이브무대에서 불렀던 노래들을 모아놓은 앨범 두장이 나란히 출시됐다.
그의 라이브 공연 실황 음반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인생이야기」와 「노래 이야기」라는 이름을 각각 달고 있는 이 앨범들에는 특히 그가 라이브 공연 도중에 잠시 틈을 내어 관객들에게 들려주는 자신의 진솔한 인생살이가 고스란히 담겨있어 눈길을 끈다.
마치 살아있는 그의 목소리를 듣는 듯한 착각을 들게 하는 이 대목은 그의 때이른 죽음을 안타까워하는 이들에게 조금은 위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어느 날 하루는 후배 녀석 하나가 그림을 한 장 보여줬어요. 그 그림 속에는 세상이 좁다는 듯 자신을 가두고 있던 작은 유리잔을 깨고 위로 솟구쳐 오르는 붕어 한마리가 그려져 있었어요. 속박을 끊고 좀더 넓은 세상으로의 모험을 택하는 그 붕어를 보고는 내 삶은 어떤 것일까 하고 생각해봤어요.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만들었든 혹은 주어진 환경이든 어떤 틀속에 갇혀 편안하게 지내기 마련인데, 제 인생도 그냥 현실에 안주하는 것이더군요.".
"저는 중국집에 가면 자장면과 우동을 함께 시켜 먹습니다. 자장면과 우동의 불화라고나 할까요, 우동을 먹다보면 자장면이 생각나고, 자장면을 먹다보면 우동이 생각나 아예 두 개를 동시에 맛보는 것이지요. 그렇지만 자장면과 우동을 같이 먹을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인생에서는 어느 하나를 선택하면 다른 것은 포기해야 할 때가 더 많습니다.".
우리 가요사상 1천회 라이브 콘서트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우며 공연문화 활성화에 이바지하기도 했던 그의 이번 두장의 유작 앨범에는 초기「동물원」시절 불렀던 `거리에서'를 비롯해 `이등병의 편지' `사랑했지만' `나의 노래' `서른 즈음에' `너무 깊이 생각하지마' `두 바퀴로 가는자동차' `일어나' 등 솔로로 독립한 89년 1집∼94년 4집, 그리고 다시부르기 1, 2 등에 이르기까지 그가 내놓은 앨범에서 히트한 대부분의 곡들이 수록돼 있다.
지난 92년 8월부터 95년 8월까지 3년에 걸쳐 서울 대학로 학전소극장에서 가졌던 라이브 공연중 1천회 기념콘서트에서 부른 노래들을 중심으로 짜여진 이 라이브앨범에서 유일하게 스튜디오 녹음한 노래는 80년대 초반 이윤수가 부른 `먼지가 되어'.
노래를 처음 시작한 이후부터 가장 부르고 싶어했다는 이 노래의 제목처럼 비록그는 먼지가 되어 사라졌지만 기타 하나 둘러 메고 하모니카를 불며 하얀이를 드러낸 채 해맑게 웃던 그의 모습과 흔적은 이 두장의 앨범에 고스란히 살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