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을 왕래하는 재미교포가 얼마전 전한 이야기다. 평양에서 개성으
로 가는 길에 유니폼 차림으로 행진하는 대열을 만났다. 소년단 어린이
들이 소풍가는가 했으나, 가까이서 보니 군인들이었다. 그들의 몸집이
너무 왜소한데 놀랐다는 것이다.
북한군 총병력은 1백12만명으로 인구의 4% 이상을 차지한다. 지구상
에서 인구비 병력률이 가장 높은 나라다. 그래도 북한은 병력을 1백20
만명으로 늘리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입영 신체검사에 합격
하는 장정 수가 모자라 최저 신장 기준을 4㎝ 낮추었다고 7월 15일자
는 보도했다.
북한 청소년들의 키가 작은 것은 두말할 것도 없이 영양부족 때문이
다. 북한의 연간 식량 수요량은 6백만t이나, 생산 능력은 4백만t 정도
밖에 안돼 만성적인 식량부족을 겪어왔다. 그런데 94년부터 연속된 풍
수해로 지금 북한 어린이들이 섭취하는 칼로리는 이 정한 기준의
35%에 불과하다.
북한군 소속 장철봉 하사가 배고픔에 견디지 못해 휴전선을 넘어 귀
순했다. 그의 키는 1백60㎝, 몸무게는 42㎏이라 하니 남한 여중생 정도
의 체격이다. 북한을 여행하는 사람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나 국제기구들
의 보고가 결코 과장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장철봉 하사가 직접 우리
에게 입증하는 듯하다.
북에서 귀순해오는 노동자와 병사들이 처음 나타날 때는 세끼 핏죽도
못먹은 것같은 모습이다. 김일성은 「이밥에 고깃국」을 약속했다. 그런
데 이밥에 고깃국은 커녕, 굶어 죽게 되는 현실에서 북한 정권은 이미
정권으로서의 존재가치를 상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