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압구정-홍대부근 "직장인의 편안한 쉼터" ###.

이른바 「젊은 거리」에서 30대를 전후한 건전한 생활인들은 소외돼 있
다. 20대 못잖게 「끼」있는 세대지만 록카페나 나이트클럽들에는 아예 들
어갈 수조차 없다. 웬만큼 잘차려놓았다 싶은 카페에 들어서면 막내동생
뻘되는 젊은이들뿐이어서 거북하고 눈치도 보인다. 하지만 좋아하는 음
악을 들으며 친구들과 한담을 나누고, 부담없는 음주, 어쩌다 신나게 몸
을 흔들며 즐기는 낭만은 20대만의 특권일 수 없다.

그래서 거꾸로 「풋내기들은 입장을 사절한다」는 「입장연령 하한제」
카페들의 「반란」이 시작됐다. 서울에서 대표적인 젊은이들의 거리 압구
정동. 「피자골목」으로 이름난 갤러리아백화점 맞은편 골목에 있는 「신사
숙녀 여러분」은 이름 그대로 신사 숙녀들을 위한 카페다. 입구에 「남자
25세,여자 23세이하 입장사절」이라고 써붙여놓았다.

50평 남짓한 홀 한쪽에는 피아노와 통기타, 봉고들을 갖춰, 손님들
이 직접 연주하며 노래를 부를 수 있게 해놓았다. 『요즘 20대들에게 댄
스곡과 랩이 있다면 우리에게도 포크송과 올드팝이 있었습니다. 우리에
게 익숙하고 편안한 노래를 듣고 부르며, 젊은 사람들 눈치보지 않고 편
안하게 즐길 수 있어서 좋습니다.』 액서서리 제조업체를 운영한다는 윤
석규씨(47)는 『이곳에서 한번 어울리고 나면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 기분』
이라고 말했다. 주인 김영호씨(45)는 『압구정동이라고 젊은 사람들만 다
니는 곳이 아닌데도 30∼40대가 들어가 쉴만한 곳이 없다 싶어 가게를
냈다』고 했다.

서울 역삼동 삼정호텔 뒤편에 있는 카페 「고구려」에 들어가려면 명함
이 있어야 한다. 『부모 돈으로 흥청망청 술 마시는 오렌지족이 아니라
제밥벌이를 하는 건전한 직장인들만이 모여 즐기는 곳으로 만들겠다는
뜻』이라고 주인 설재학(33)-조명숙씨(31)부부는 설명한다.

설씨가 패션업체 상품기획자인 탓에 손님중엔 패션계통을 비롯한 전
문직들이 많다. 웅혼한 고구려 벽화들이 걸려있는 것부터가 여느 「젊은
카페」와 다르다. 손님들은 30대가 대부분이고, 머리를 뒤로 묶은 남자
손님이나, 민소매차림 여자 손님처럼 「20대 같은 30대」도 많다. 이들은
맥주를 병째 마시다, 갑자기 일어나 춤추기도 하면서 어울렸다.

정문에서 극동방송국쪽으로 1백50m쯤 떨어진 곳에 있는 「써티
(Thirty)」도 간판처럼 30대들을 위한 카페다. 따로 「입장 자격」을 달진
않았지만, 밝은 조명, 쿠션이 좋은 의자와 페치카로 꾸민 실내 분위기가
우연히 이곳을 찾은 20대 젊은 손님들의 발길을 돌리게 만든다. 손님들
은 퇴근길에 친구를 만나 사는 얘기를 조용히 나누려는 샐러리맨들이 주
류. 주인 이강호씨(50)는 『손님들이 시끄럽게 떠들지 않고, 분위기가 산
만하지 않아서 장사하기에도 편하다』고 했다.